차기는 있어. 나는 미각이나 후각 모두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찾지 않아도 느껴져.
그런데 스스로도 궁금함을 느끼지. 이 차에서 차기를 느낀다면 왜 저 차는 안느껴지나?
의문을 가지고 있고 차를 마시며 가끔 생각해보지.
오래전 차를 취미로 시작할 즈음에 인터넷으로 차를 구매하던 곳이 있었는데
잡지나 책에도 소개되는 제법 유명한 사람이 차를 팔았거든.
그가 좋은 차를 오래 마시면서 차기를 느끼게 되었다고 하길래 그렇구나 했지.
아마 엄청 비싼 차 같은데 나는 적당한 가격의 좋은 차로도 만족했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나도 차기 같은 걸 느끼게 되자 이게 뭔가 했지.
차를 마시는데 정신이 또렷해지고, 몸이 이완되고, 몸이 따뜻해지고(열감),
멍하지는 않지만 느긋해지고, 좀전과 다른 상태가 되고, 집중되는거 같은데 느슨해지고,
마치 미세한 가랑비를 맞거나 미지근한 탕속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
그런 여러 상태가 겹치면서 차의 힘이 확실히 느껴질 때
나는 차기를 느끼는거지.
여러 가지 중에 두 세 가지 느끼게 하는 차는 많고 커피 마실 때도 느끼지.
그런데 그것들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보통 때와 확실히 다르다 하면 그게 차기를 느끼는거라고.
비유하자면 네가 방문을 열고 공원이나 뒷산에 산책을 나가는게 차기를 느낀거야.
확실하게 차기를 느끼면 방문을 열고 공원에 나간다고 하자고.
방안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바깥 날씨는 어떨까, 그 꽃은 폈을까,
나무 냄새가 좋을텐데, 강아지들 많이 나왔을까 등등
그러다가 참지 못하고 방문을 열고 나가면 그게 차기를 느낀거라고 해보자고.
어떤 사람은 차나무가 좋은 환경에 있거나 오래되었거나 뿌리를 깊이 내리거나
좋은 성분을 많이 가지거나 그 성분들이 몸에 빠르게 흡수될 때
차기를 느끼게 된다고 하는데 일리있는 생각이라고 봐.
하지만 왜 이 차는 느껴지는데 저 차는 안느껴지는가, 답을 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오늘 차기를 느껴서 내일 또 마셨을 때 그런 느낌을 못받는 경우도 많아.
지금 내 생각은 그래. 차를 마실 때 느껴지는 여러 상태가 보통 때와 달리 더 강하게
중첩될 때 방문을 열고 다른 곳으로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그건 차를 진하게 마시거나 몇 시간 마시거나 하는 차취 하고는 다른거고.
최근에 차기를 느낀 차는 십년 정도 된 차이고 4그램으로 가격을 보면
오천 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샀던 걸로 기억해.
차기를 느낄 때는 200 씨씨에서 400 씨씨 정도면 느끼는거 같아.
대개 4그램으로 600 씨씨에서 1리터 정도 마시는데 좋은 차는 더 우리고.
십초 정도에서 나중에는 2-3분 이상 우리는데 보통 누적 10분 정도 우리고 있지.
주로 7년에서 20년 사이의 차를 매일 마시는데 4그램으로 치면
천원에서 삼천원 사이의 차가 대부분일거야.
물맛이 나면 더 안마셔. 좋은 찻잎이고 오래된 찻잎이면 길게 가지.
아무래도 천원보다 삼천원 차가 더 좋은 경우가 많고.
비싼 차는 저점이 높지만 가격만큼 하지는 않는 경우도 많지.
차를 마시면서 느긋해지고 긴장을 푸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
차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건강에는 꿀이 더 낫다고 봐.
주변에 농사를 하지 않아 오염 물질에서 안전한 지역 나라의 꿀도
그리 비싸지 않게 구할 수 있지. 꿀도 품질이 가격에 비례하지는 않지.
이제 마시지 않지만 차를 취미로 하게 된 포트넘 앤 매이슨의
딸기 홍차와 사과 홍차가 생각나네.
기분 전환에 좋았던 꽃차들. 쇼데르 블렌딩도 좋아했지.
향은 너무 좋은데 차 맛은 옅다고 느껴져 청차 보이차로 바꿨지.
주관적이고 부족한 설명이지만 찻집에서 차를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서 흘려 들리는 얘기 정도로 생각해 줘.
재미있는 차기의 정의로군요. 명상과도 상통하는 느낌이 있네요. 많은 종교 등에서 차를 그 한 부분으로 놓는 걸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하네요.
비추 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