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차,음료)갤러리는 처음 와봤습니다...굽신굽신~

제가 커피를 매일 마시게 된지 10년이 좀 넘었네요...
고등학교가 끝나갈 쯤에는 공부핑계로 마시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낯선 외로움을 잊고자
습관처럼 입에 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외국에 계시기 때문에 혼자 살다보니 어린 나이에 외로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술, 담배를 가까이 하지 않기 때문에 커피와 더 가까워졌는지도 모르지요.

처음 접하고 오랫동안 함께 했던 커피는 드립이었습니다.
커피가 물과 만나면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너무나 경이로웠고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포트를
보면서 스스로를 탓하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름난 드립 전문가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보기도 했고 혼자 볶아보기도 하고 커피나무를
키워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커피나무는 관리소홀로 죽어버렸지만요...ㅠㅠ

바쁜 일상과 홀로 남겨진 집 구석에서 커피 한 잔은 저에게 오아시스였습니다.
공부하고 밖에서 친구들과 미친듯이 어울려 다니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것은 드리퍼 아래 조심히 내려진 커피 한 잔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숨을 가다듬기도 하고 여유를 찾으면서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루에 항상 2~3잔씩, 때로는 10잔까지 마시다보니 언젠가부터 커피에 의존하게 되더군요...
머리가 터질듯이 아플 때가 한번씩 오는데 그 때는 꼭 커피를 마셔야 됩니다.
한번은 밖에 있을 때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근처 테이크아웃샵에 뛰어들어가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
바로 그 자리에 서서 탁 털어넣은 후 바로 일보러 나간 적도 있습니다.

어디선가 드립보다 에스프레소가 카페인이 적다는 얘기를 듣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물과 커피가 만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그러하다는 얘기를 들은 듯 합니다.
한국가격이 너무 무개념이라 외국 나가서 직접 사가지고 왔는데 한국보다 대충 30만원정도
저렴하게 산 것 같네요.
정말 간편하더군요...
근데 오랫동안 드립으로만 마셔왔기 때문인지 뭔가 정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이렇게 쉽게
먹어도 되는건가 하는 밥오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모카포트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도자기로 된 포트를 몇 번 산 적이 있는데 제가 워낙 부주의해서인지 번번히 깨먹었습니다...ㅠㅠ
짐까지 내가 깨뜨려먹은 컵만 해도 한 세트가 족히 넘어가니...안습;;;ㅠㅜ 대부분 설겆이 중에...

요즘은 하루에 딱 2잔씩만 마시고 안 깨지는 포트만 사용합니다^^
얼마전 프란치스 머신을 보고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들어 이걸 또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도 했지만
결국 사봤자 장식용이 될 뿐이고 집에서는 포트나 드립만 사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커피를 집에서만 마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밖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집에서는 모카포트 또는
드립으로 먹는게 저한테 잘 맞더군요.
포트만의 뭔가 콤콤한 에스프레소맛...브리카의 엉성하기 짝이 없는 크레마가 딱 저를 닮은 것
같습니다~

가끔씩 들어와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