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누누이 말해왔지만 조코비치 현재의 기량이 전성기 대비해서 그렇게까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체력과 회복력이 떨어져서 예전만큼의 코트 커버리지는 아니지만, 서브는 양호한 정도에서 투어 탑급으로 성장해서 전성기 95프로의 기량은 된다고 봅니다. 동년배인 나달은 작년 롤랑에서 즈베레프에게 1회전 탈락했지만 조코비치는 여전히 즈베레프쯤이야 하는 기량으로 이긴 것처럼 말이죠.

 

 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 우승을 마지막으로 먹은 2023년 US오픈 당해까지만 해도 다들 조코비치가 그 이후로 슬램 하나도 못 먹을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그 해 슬램 3회에 더블 골든마스터스까지 달성했으니 말이죠.

 호주오픈의 제왕이니 24 호주오픈 우승과 함께 남녀 프로 슬램 최다우승을 모두가 점쳤죠.

 

 하지만 그해 호주오픈 4강에서 시너를 만난 이후부터 슬램은 물론이고 마스터스 우승조차 없습니다. 그날 이후로 시너에게 4연패 중인데,  만날때마다 시너의 서브게임을 단 한 차례도 브레이크 하지 못했습니다.. 

 호주오픈 이후 롤랑에서의 무릎 부상과 컨디션 관리 실패로 시너를 만나지 않는 투어에선, 본인 컨디션 난조로 조기탈락하거나 시너와 만난 투어에선 전패를 한거죠.

 

 전성기 기량으로 올라온 시너가 하드코트에서만큼은 조코비치에게 최악의 상성입니다. 수비적인 베이스라이너인 조코비치에게 시너는 스트로크 우위, 코트 커버리지 우위니까 조코비치가 이길 방법이 당체 없습니다. 본인이 20년간 투어 최고로 활약하던 하드코트에서 말이죠.

롤랑을 앞두고 왜 갑자기 하드코트 얘기냐 하실 수 있지만 이 둘이 롤랑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기도 하고, 둘의 상성을 비교하다보니 그렇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늘 조코비치가 시너에게 한 세트만이라도 따낸다면 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시너나 알카라즈를 상대하기 버거운 것이 조코비치가 노쇠했기 때문이다? 전 지금의 시너와 알카라즈는 고점 기량만큼은 빅3보다 낫다고 볼 만큼 훌륭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빅3가 갖고 있던 조금의 약점(페더러 원백, 전성기 이후 하드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나달, 킬러샷이 부족했던 조코비치)을 하드코트의 시너나 클레이와 잔디의 알카라즈는 보여주지 않아요. 

아직 전성기 초입인 시너와 알카라즈를 커리어적으로 비교하는게 결코 아닙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시너나 알카라즈 아니았다면 조코비치가 슬램 결승에서 상대하고 있을 상대 선수들은 여전히 전성기 빅3나 지금의 조코비치에게 한참 못 미치는 선수들이라는거죠. 당장에 8강에서 만났던 즈베레프만 하더라도 세계 3위인데 슬램 우승이 없는 선수입니다.

 

 조코비치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16롤랑을 기점으로 이전 20대의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나달, 머레이의 전성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12회의 우승을 했습니다. 이때의 조코비치가 우승했던 난이도는 역대를 통틀어 최고였죠. 다만 그 이후 슬럼프를 이겨내고 돌아와 차지한 12회의 슬램에서(18년 이후) 결승에서 만났던 선수들은 하드에서 더이상 힘을 못쓰던 나달, 메드베데프, 치치파스, 케빈 앤더슨, 델 포트로,  키리오스, 루드 등입니다.

 

이 선수들은 지금의 조코비치가 만나더라도 조코비치가 탑독으로 평가받을 거에요. 빅3가 위대한 것도 있지만 나머지 전성기 빅2가 쇠락한 이후의 atp 투어의 난이도는 조코비치 천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알카라즈와 시너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죠. 

 남은 4강 대진 중 한 명인 무세티만 해도 조코비치가 10전 10승의 대전인데, 지난 2년 동안 조코비치를 막을 선수가 있었을까요? 

 

  조코비치를 오랫동안 응원해온 팬이고, 지난 올림픽 우승으로 완전무결한 커리어를 쌓게 되어 정말 다행이지만 조코비치 30대 이후의 메이저 우승은 적수가 별로 없었던 시기이기도 하며 시너나 알카라즈가 더 빨리 등장했다면 24회 메이저 우승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라는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조코비치가 은퇴하면 정말 노잼이 될뻔했던 atp에 불꽃튀는 라이벌 시너와 알카라즈가 등장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며 아직 메이저 우승 5회도 못 채운 두 명이지만 나중에 커리어로 기존 빅3을 위협하기까지 롱런해서 수많은 떡밥을 던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