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전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철저한 독재로 30년 가까이 카자흐스탄을 통치했지만 재임 중에 카자흐의 1인당 GDP를 열배나 끌어올리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뤄 국부로 추앙받았고 퇴임 후에도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는 인물임.


카자흐의 고도 경제성장의 뒷면에는 늘 그렇듯 막심한 정경유착이 있었는데, 기업가 출신으로 누르술탄의 특별보좌역을 맡았던 불라트 우테무라토프(Bulat Utemuratov)는 그 정경유착의 핵심 인물. 오늘자 포브스에서 산정한 우테무라토프의 재산은 37억 달러(5조원이 넘음)로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부자임은 물론 2등보다 무려 2배 이상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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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무라토프는 2007년 카자흐스탄의 테니스 연맹 회장에 취임해서 아직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19년에는 ITF의 부회장을 겸임하며 세계 테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음.


카자흐스탄 테니스 연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우테무라토프는 자비로 2천 5백억원을 투자해서 전국 17개 지역에 38개의 테니스 센터를 건설했고, 천여명의 코치와 강사를 고용해 지역 주민들에게 테니스를 보급했음. 그 결과 20년 동안 카자흐의 테니스 인구는 20배가 넘게 증가해서 카자흐는 골로프킨(GGG)으로 대표되는 격투기의 나라가 아니라 테니스의 나라로 거듭난 거임. 우테무라토프 단 한사람이 나라를 이렇게 바꿨다는 게 놀랍기만 함.


우테무라토프는 2007년 카자흐 테니스 협회장에 취임한 직후 두 명의 러시아 선수를 카자흐로 귀화시켰음. 남자 선수로 영입한 유리 슈킨(Yuri Schukin)은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유망주로 꼽히던 미녀스타 시베도바(Yaroslava Shvedova)는 한동안 세계 20위권에 들 정도의 성적을 거둠.


우테무라토프가 가장 공들여서 영입한 러시아 국적의 선수는 알렉산더 부블릭(Alexander Bublik)임. 부블릭이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말한 거에 따르면 그와 우테무라토프는 부블릭이 15살 때 몬테카를로에서 처음 만났다고 함. 주니어 시절 러시아의 학생선수단이 몬테카를로에 전지훈련 왔을 때 마침 우테무라토프는 딸과 고급스런 테니스코트에서 놀고 있었다고 함. 해맑은 모습의 부블릭이 연습하는 모습에서 재능을 발견한 우테무라토프는 특별히 부블릭을 위해서 테니스 코트를 예약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고 함.


그런데 부블릭은 해가 갈수록 규율이 강한 러시아식 훈련에 적응하지 못했고 19살인 2016년에는 완전히 버림받은 외톨이가 되어서 테니스 커리어를 접기 직전이었음. 바로 그때 부블릭을 잊지 않은 우테무라토프가 아주 좋은 조건으로 카자흐로의 귀화를 건의했고, 부블릭은 그것으로 구원의 천사를 맞이한 것임.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부블릭은 우테무라토프를 자신의 close friend이자 멘토라고 불렀음.


Utemuratov, who is now a close friend, confidant and mentor of Bublik’s, speaks with Bublik often, though Bublik said the one topic he rarely follows Utemuratov’s advice on is tennis strategy.


부블릭은 현재 세계랭킹 10위에 진입하는데 성공함. 부블릭은 큰 키에서 나오는 엄청나게 강한 서브와 강력한 포핸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큰 키에도 민첩성에서 손해보지 않는 운동능력도 갖고 있음. 


우테무라토프가 러시아에서 특별히 영입한 선수 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단연 엘레나 리바키나임. 리바키나는 어릴적에 체조선수나 빙상선수가 될 목표를 갖고 운동을 했는데, 키가 너무 자라자 뒤늦게 테니스를 시작한 케이스. 그래서 주니어가 될 때까지 개인 훈련도 받지 못했음. 리바키나는 2018년 우테무라토프에게 발굴되어 풍성한 지원약속을 받고 카자흐로 귀화할 때까지 국제 테니스에서 거의 아무런 성공도 거두지 못한 버림받은 선수였음. 테니스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기본기가 때때로 불안정해지는 것이 최대 단점인데, 리바키나의 멘탈이 흔들리고 부진할 때에도 우테무라토프는 바쁜 와중에도 리바키나의 중요 경기를 항상 현장에서 열렬히 응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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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체를 겪다가 작년 말부터 화려하게 부활한 리바키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