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 판단, 의사 결정은 기본적으로 보상과 불안의 줄다리기에다가 그 인간의 정서적 톤, 즉 감정의 날씨가 곁들여진 결과라고 생각함.

직진하지 않고 눈치보고 그러면 덜 좋아하는 거다? 일단 좋아한다는 감정이 인간의 언어로는 하나의 단어이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수많은 개념의 좋아함이 존재하고 그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다양한 감정들을 사회 구성원들이 각각 구별할수도, 그럴 필요도 없기에 좋아함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퉁치는 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는 감정을 수치화 가능한 단순명료한 변인이라고 가정해보자. 남자의 여자에 대한 행동력,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행동 관측이 "남자가 여자를 90만큼 좋아했으면 눈치 안 보고 바보처럼 들이대는데, 그냥 딱 50정도인거야."라고 말할 근거가 되는가?

중요한 건, 좋아함이라는 감정의 크기가 커질 수록, 예측되는 보상이 커지는 건 맞겠지만, 덩달아 불안의 크기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저 사람이랑 대화하면 90만큼 행복해. 근데 대화신청했다가 까이면 100만큼 좌절하고 슬프고 마음이 아릴 것 같아. 이 인간의 줄다리기에서 좋아함의 크기가 결과에 영항을 미쳤음? 그냥 이 인간이 기본적으로 보상 추구보다 불안 회피, 거절 민감 성향이 강할 뿐임.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생물학적, 사회적 이유로 여성에 비해 남성의 불안 수치가 낮다는 건 맞는 말임. 근데 이건 대체로 그런 경향성이 있다까지만 생각할 일이지, 남자가 안 다가오면 딱 그만큼만 좋아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라는 거임. 오히려 적당히 50만큼만 좋아했으면 별 긴장없이 막 다가갈 수 있었는데, 감정이 너무너무 커버려서 감당이 안 되는 걸 수도 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