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회색빛이 창틀을 타고 흘러내렸다. 밤새 꺼지지 않은 가로등이 아직 희미하게 떨고 있었고, 거리에는 우유 배달차의 금속성 덜컹거림이 먼 곳에서 느리게 울렸다. 그는 침대에 누운 채 눈을 뜨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사물들이 더 또렷해지는 순간이 있다—어젯밤의 말들, 입술 사이에 머물다 사라진 대답들, 그리고 이름 하나.
마르타.
그 이름은 어딘가 모르게 부드러웠다. 입안에서 굴리면 작은 조약돌처럼 매끄럽게 돌아다니는 소리였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 어떤 생각들이 흘러다녔다. 삶이란 무엇일까—아니, 삶이 아니라 아침이다. 항상 아침이 문제다. 밤에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고, 아침이 되면 다시 평범한 의자와 테이블, 식지 않은 커피와 같은 것들이 세계를 채운다.
그는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바깥 공기는 축축했고, 어딘가 빵 굽는 냄새가 섞여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아직 말수가 적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말하지 않는 생각들. 생각들은 늘 말보다 먼저 존재한다.
어젯밤 카페에서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항상 멀리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는 웃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멀리라. 어디로부터 멀리일까. 자신에게서? 아니면 그녀에게서? 그는 그 질문을 붙잡으려 했지만, 질문은 물고기처럼 미끄러져 나갔다.
그는 부엌으로 가서 주전자를 올렸다. 물이 끓기 시작할 때의 그 작은 속삭임—마치 금속이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은 소리. 찻잔에 물을 붓자 김이 올라왔다. 김 속에서 잠깐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 듯했다가 사라졌다.
마르타.
그 이름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손은 낯설었다. 늘 함께 있지만 거의 보지 않는 것들. 손가락 마디 사이에 햇빛이 걸렸다. 먼지가 그 빛 속에서 떠다녔다. 작은 세계들. 아마 우리가 사는 세계도 누군가의 먼지일지 모른다, 그는 생각했다.
거리에서 누군가 웃었다. 짧고 가벼운 웃음.
그는 컵을 들어 올렸다. 차는 아직 너무 뜨거웠다. 잠시 기다리면 식겠지. 대부분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식는다—차도, 감정도, 기억도.
하지만 어떤 이름들은 그렇지 않다.
마르타.
그 이름은 여전히 따뜻했다.
5.2 까지는 읽다보면 중간에 갑자기 딴소리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가지 흐름 안끊기고 잘 읽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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