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이에 100만 배의 발전


2003년 6월 미국의 클리턴 대통령과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을 선언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 “신이 인간을 창조한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에 들어선 사건”이라고 격찬했다. 네이쳐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과학 저널과 전세계의 언론들은 한결같이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질병을 극복하고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때 30억 개 게놈을 분석하는 데 들었던 시간은 무려 13년, 비용은 30억 달러(3조원)이었다. 이 당시 DNA 염기서열을 자동으로 읽어주는 장비들은 지난 수십 동안 기본적으로 노벨상 수상자인 프레드릭 생거(Fredericj Sanger)가 개발한 방식이었으며, 따라서 생거 시퀀서(Sanger Sequencer)로 분류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수행되었고 비록 2년 단축되긴 했지만 인간의 전체 게놈을 해독하는 데는 무려 13년이나 걸렸다. 당시 경쟁자 역할을 하던 크렉 벤터의 셀렐라 게노믹스에선 유전체를 듬성 듬성 찢어서 읽는 방식으로 그 기간을 4년으로 단축 시킬 수 있었다.



이로부터 불과 4년 만에 2007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가 소개되면서 6개월만에 100만 달러(10억원)을 들어 분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2007년에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가인 조너스 로스버그는 베일러 의과대학의 리처드 깁스 교수와 함께 자신의 454 라이프사이언스 회사를 통해 제임스 왓슨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하였다. 이 때 걸린 시간은 불과 13주였으며 비용 또한 100만 달러로 현저하게 줄었다. 454라는 기계는 전체 유전자를 200 여 개의 크기로 구성된 염기 조각으로 나누고, 잘게 나눈 각각의 조각을 읽어낸 후 그를 한 줄로 이어 원래 30억 개 규모의 전체 유전코드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방식은 Sanger 방식과 달리 대량의 병렬 데이터 생산이 가능하였는데 이러한 시퀀서를 차세대 시퀀서 (Next Generation Sequencer, NGS)라 불리우며 454 기계가 최초의 NGS가 되었다.



NGS의 등장은 모든 생명과학 연구자들과 의학 분야 연구자들에게 갑자기 엑솜, 유전체까지 이르는 방대한 DNA 데이터를 다루게 만들었으며, NGS를 기반으로 한 유전체 분석법도 매년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발전 속도가 빠르다. 같은 해 아시아에서는 김성진 박사(서울대융합기술원)을 대상으로 아시아 최초로 분석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단 2일 만에 1000 달러(100만원)에 전장유전체 분석을 할 수 있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2000년 초반 30억을 들여 13년간 분석했던 시퀀싱 기술이 2007년 100만 달러에 4개월, 2011년에 3,000 달러에 고작 48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상용화된 NGS가 등장했으며 최근 옥스포드 나노포어라는 회사에서 DNA 분자가 막에 놓인 나노 크기의 구멍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과하며, 구멍의 이온 흐름으로 하나하나의 염기를 읽어내는 나노포어 기술로 불과 15분 만에 전장 유전체를 분석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반도체 기술의 압도적인 성능향상을 상징하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 견주어, NGS가 등장한 2008년경부터는 아예 무어의 법칙을 능가하는 속도로 시퀀싱 비용이 떨어지고 분석 시간이 단축되기 시작했다. 사실은 IT 분야를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기술 혁신이 이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루미나의 프란시스 데소우자는 몇 년 안에 100달러(10만원)에 유전자 분석을 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영국의 회사 옥스포드 나노에선 DNA 한 가닥을 생물학적 세공속으로 통과시키면서 전기전도성의 차이를 측정해 다양한 염기를 판별하는 기술인 나노 시퀀싱을 선보였는데 불과 15분만에 유전자 분석을 하고 크기도 손바닥보다 작은 기구에 불과해 현장에서 바로 유전자분석을 할 수 있는 ‘현장진단시대’를 성큼 앞당기고 있다. 반도체 기술의 압도적인 성능향상을 상징하는 ‘무어의 법칙’에 견주어 볼 때 염기서열분석인 시퀀싱의 발전은 같은 기간 IT 반도체 직접율의 약 1000배의 발전보다 무려 100만배의 속도와 가격 인하를 통해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성장을 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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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kmib.co.kr/view.asp?arcid=092423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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