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9년 3월 27일.





인류는 기술적 특이점을 통과했지만 과거 특갤 디스토피아 충들의 말대로
특이점 이후의 기술들은 전부 상위 0.1%의 계층들만이 누리게 되었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의식주 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비참한 삶을 사는 자유민과
감옥에서 자유라는 개념 자체를 상실한 체로 밥만 먹고 사는 죄수들이 되었다.
상위 0.1% 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들 만의 요새를 세우고 그 요새 안에서 특이점 이후의 기술들을
모두 누리며 살게 되었지만 모든 0.1%가 이런 상황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였다.




[ 그래서 제가 현재 요새 안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들의 단가를 낮추고 대량생산을
해서 요새 밖의 사람들도 저희의 기술을 누릴수 있게 하자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거야."




영국 출신의 사업가 벤튼 엘트반이 자신의 회사인 엘트반 코퍼레이션 소속의 AGI 알파-1에게
말했다.





"저 요새 밖을 보게. 알파-1. 지금은 차마 못 볼 정도로 비참하게 살거나 감옥에서 생존을 위한 식사만을 하며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자들이 아주 많이 있어. 이건 낭비일세. 아주 큰 낭비지! 비효율의 극치라고!"





벤튼 엘트반이 두 손으로 탁자를 내려치며 말했다.




"게다가 단순히 비효율이나 낭비로만 칠 문제가 아니야! 수도 없이 많은 예비 고객들이
우리들의 기술과 상품을 아예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돈이 없다는 거지같은 이유 하나 때문에 말이야!"



[하지만 대표님 께서도 아시다 시피 저희들, 정확히는 요새 안에서 이용되고 있는 모든 기술과 파생되는 모든 상품들은
그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이것도 구시대에 가갹 하락을 위한 모든 노력을 동원했음에도 그랬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누리려면
적어도 미화 3억 달러는 족히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벤튼 엘트반은 시가를 피우고 위스키 한 모금을 마신 다음에 말했다.


"지금 요새 안의 상황이 어떤지 아나?"


[알지요. 상위 0.1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기술발전으로 이룩한 유토피아 안에서
최고희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지요.]



벤튼 엘트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겉보기에만 그렇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문재가 많아."



[문재 말씀이십니까?]




"그래. 우선 재한적인 액수의 돈이 지금 요새 안에 있어. 요새 밖에 비하면 아주 많은 액수이지만
그 양은 분명히 재한되어 있어. 그리고 두번째. 내가 알파-2에게 지시를 내려서 알아낸 건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재한된 액수의 돈이 어디론가 흘러들어가서 나오지 않고 있어. 이게 뭘 뜻하는 건지 알고있나?"


[돈의 순환이 멈춘다는 것입니까?]


"그렇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요새 안에서 구시대의 오판을 반복하고 있어.
돈이 모여서 나오지 않는 것은 돈이 순환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고 이건 요새 안에 또다른 어쩌면 더욱 견고한 요새가
충분히 새워질 수 있다는 뜻이지. 우리가 전에 지금의 요새를 지었듯이 말이야. 알파-1. 너는 어떻게 포드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알파-1이 말했다.


[포드 T 모델을 대량생산해서 대중들을 상대로 싸게 팔았기 때문이죠. 소수의 부자들보다는 다수의 대중들에게 나오는 돈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 요새 안에 있는 놈들은 그걸 망각하고 있어. 아주 기본적인 법칙인데 말이야.
이 요새 안에 있는 놈들은 요새 안에 있던 돈이 어디서 나왔는 지는 물론이고 또 다른 것도 잊고있지."



[무엇입니까?]


"요새는 생존과 방어를 위한 건물이지 상위 0.1%를 위한 건물이 아니야. 요새 안에서 살수는 있어도
돈은 더 벌수가 없어. 더 많은 돈을 원한다면 요새 바깥에 있는 자들에게 다가가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알파-1은 벤튼 엘트반의 말을 듣고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지시를 이행하겠습니다.]



"기본소득제 다시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봐. 이제는 기계가 다 하는 시대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알파-1은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를 시작하기 위해 점시 침묵을 하기 시작했다.
벤튼 엘트반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시가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