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벌였다. 전직 재무장관들, 다국적 기업 회장들,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학생들, 환경미화원들에게 10년 뒤 경제 전망을 물은 뒤 10년 뒤 실제 상황과 맞춰본 것이다. 예상 밖 결과가 나왔다. 환경미화원과 다국적 기업 회장들이 공동 1위였고, 경제학과 학생들은 훨씬 못 미쳤다. 꼴찌는 전직 재무장관들이었단다.
이 실험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침팬지들이 다트를 던져서 낸 예측이나 초콜릿을 손에 묻힌 아이가 문지르는 방법으로 얻어낸 결과가 전문가들의 예측을 앞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둔다'고 차라리 고심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찍은 결과가 낫다는 것이다.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전공한 두 교수는 이 책에서 화려한 미래상을 제시하는 대신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미래 예측은 왜 곧잘 틀리는 걸까?"
'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한 발명가이자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도 저자들의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 세기말이던 1999년 커즈와일은 10년 뒤인 2009년에 이루어질 기술적 진보 12가지를 예측했다. 하지만 2012년 포브스지 분석에 따르면, 그의 예측대로 실현된 건 한 가지뿐이었다. 네 가지는 절반 정도만 실현됐고, 나머지 일곱 가지는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동전을 던져서 어떤 질문에 '예스, 노'로 따져본 확률이 더 낫다"고 미래학의 약점을 꼬집는다. 어쩌면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석학(碩學)과 엉터리 점쟁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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