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우선 자유의 개념을 물리적 자유, 지적 자유, 도덕적 자유로 세분화하여 분석한다. 논의의 핵심인 도덕적 자유, 즉 '무제약적 자유의지(liberum arbitrium indifferentiae)'의 존재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자기의식과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엄격히 구분한다. 그는 자기의식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라는 사실만을 알려줄 뿐, "내가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근거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행위의 자유는 존재할지언정 의욕 자체의 자유는 자기의식 내부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행위 역시 자연계의 모든 현상과 마찬가지로 인과법칙, 즉 '충족이유율'(충분근거율)의 지배를 받는다고 단언한다. 무생물에게는 물리적 자극이, 동물에게는 직관적 동기가 작용하듯, 인간에게는 추상적 사고를 통한 '동기(Motiv)'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간의 행위는 주어진 특정한 '성격'에 외부로부터 가해진 '동기'가 결합하여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물이다. 따라서 동일한 성격을 가진 개인이 동일한 상황에 놓인다면, 그 결과인 행위는 수학적 계산과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필연적 경로만을 따르게 된다.

결론적으로 쇼펜하우어는 현상계에서의 인간을 '동기 부여의 필연성'에 종속된 부자유한 존재로 규정한다. 다만 그는 책임의 근거를 설명하기 위해 임마누엘 칸트의 '본질적 성격(Intelligibler Charakter)' 개념을 도입한다. 인간의 개별적 행위(Operari)는 인과적 필연성에 묶여 있으나, 그러한 행위를 낳는 근원적인 존재 자체(Esse)는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의지로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행위는 존재로부터 나온다(Operari sequitur esse)"라는 명제는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논리적 축을 형성하며, 자유의 소재를 '행위'가 아닌 '존재'의 층위로 옮겨놓음으로써 고전적 자유의지 담론을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인간 의지의 자유에 관하여- 나무위키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