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사람들이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신기한 세상이 왔어요.
바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모두 컴퓨터 안으로 옮겨서, 영원히 즐겁게 살 수 있는 기술이 발명되었기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진짜 몸을 기계 안에 안전하게 두고, 컴퓨터 속 아름다운 가상 세계로 이사를 갔어요. 나 역시 그 기계 속에 누워 눈을 감았습니다.
"이제 눈을 떠보세요."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어요.
얼마 뒤,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을 깜빡이려고 해도 눈꺼풀이 느껴지지 않았고,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캄캄하고 추운 어둠 속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컴퓨터 속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답다고 했는데…….'
그때, 어둠 속에서 작은 텔레비전 화면 같은 것이 번쩍이며 나타났습니다.
화면 속에는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아름다운 가상 세계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화면 한가운데에, 나와 똑같이 생긴 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내 옷을 입고, 내 목소리로 말하며, 내 친구들과 신나게 떡볶이를 먹고 있었습니다.
"컴퓨터 세상으로 오니까 정말 좋다!"
화면 속의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친구들도 그 아이가 진짜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웃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무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컴퓨터로 이사를 간다는 건, 진짜 내 마음을 옮기는 게 아니었습니다.
내 기억과 마음을 똑같이 '복사'해서 컴퓨터에 새로 만든 것뿐이었습니다. 마치 도화지에 그린 그림을 복사기로 복사하는 것처럼요.
컴퓨터 안에서 웃고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라, 나를 똑같이 흉내 내는 '복사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나는 여전히 차가운 기계 안에 갇혀 있는 진짜 몸이었습니다. 말도 할 수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 채로 어두운 상자 속에 버려진 것입니다.
화면 속의 가짜 나는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진짜 나는 여기에 갇혀 소리치고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내가 여기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지금도 컴퓨터 속의 나는 친구들과 웃으며 놀고 있고, 진짜 나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진짜로 Move가 된건지 복붙이 된건지 알 방법이 없는 그것
점진적 전뇌화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