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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썼던 개소린데 별로 재미는 없음.







‘신체적인 인간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부연설명을 하기 전에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신체적인 인간성’이란,


‘상호 합의된 무작위적 움직임’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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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로봇 관련 세미나에서 이야기가 잘 통했던 이와 저녁을 먹게 되었다.


처음보는 이 였지만 대화가 참 박식해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와 마주앉아 식사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윽고 그의 어깨와 팔꿈치, 손목의 관절이 매우 '정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의 팔은 일정 각도로 흔들림과 오차없이 들어올려지고, 어쩌면 우아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밥을 먹는다.


당신은 그가 마치 공장의 로봇팔 처럼 움직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도 있겠다.


그 '정교한 움직임'에 무작위성을 집어넣는다면 어떨까?


팔이 정확한 위치에서 멈추지 않고 조금 흔들리며 자리를 찾는다.


특정 위치에서 가만히 멈춰있지 않는 그런 위치적 무작위성 말이다.


우리는 그 것을 대개 자연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작위성이 다음 동작으로의 이동을 방해해 합리적이지 않거나, 물리적 한계를 벗어난다면 어떨까?


팔과 손목의 각도가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각도로 꺾인 채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면,


또는 입으로 음식을 가져가는 도중 순식간에 머리 주변을 한 바퀴 돌리고


0.1초만에 위치가 변해 가랑이 사이로 음식을 움직이다가


다시 0.1초만에 입으로 가져가는 ‘비상식적인 무작위’라면,


그 것을 보고있는 우리는 굉장히 혐오스러울 것이며,


그가 인간이 아니라고 느껴질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관절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IK(인버스 키네마틱: 역운동학)가


알수 없는 오류로 인해 값이 틀어질 때 보이는 그런 기괴한 장면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예이다.


결국 우리는 그가 식사를 할 때,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행동 범위 내에서


자연스러운 동작을 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그를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상황을 착각해 장애의 경우를 빗대며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것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


절이나, 근육, 신경의 손상으로 정상적인 움직임을 할 수 없는 경우,


우리는 그 것을 보고 논리적으로 정상적인 범주의 움직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러한 장애를 보고 ‘정상 범주 안에서


원하는 동작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인식하며, 혐오보다는 연민이 앞선다.


결국 우리는 상호의 의식적 합의에 의한 범위 내에서 무작위적 움직임을 하는 동작을 보고,


인간답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