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어서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어렸을 때는 죽음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렵지도 않았다. 사실 두렵지 않았다기 보다는 무감각했다.
나는 복이 많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한명도 내 곁을 떠난적이 없고, 때문에 20년동안 장례식 한번 가본적이 없다.
20살이 될때까지 하루하루를 그냥 살았다. 나의 정체성은 희미했다. 그저 친구들이 있어 좋았고, 가족들이 있어 행복했다. 그냥 매 순간을 원하는 대로 즐기고, 행동했다.
20살이 되고 코로나가 심해져 일상 생활이 마비된 어느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든것 같다. 실제로 이를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라고 부른다.
코로나 때문에 사회활동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겪게된 우울증인 것이다.
죽는게 뭐지, 죽는다는건 어떤 것인지. 죽음을 생각할때마다 너무 두렵고, 내가 사라진다는게 그냥, 너무 무서웠다. 밤이 무서워졌다. 잘때마다 계속 죽음 생각이 나서 몸에서 땀이 나고, 심장이 아팠다.
아직 내 나이는 20살이고 나는 아직 충분히 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렵다. 지난 세월을 생각해보면 너무 허망하게 지나가 버렸고, 그렇게 10년, 20년, 30년...무수한 세월이 지나 내가 허무하게 늙고 병들어 죽어버릴거 같았다. 어짜피 사람은 죽는다는 생각에 너무 허망했고, 이런 생각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내 존재가 사라진다는게 어떤 건지 생각해보게 됐다.
이를 생각하니 '나는 누군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물음은 더욱 어려웠다.
신이라는 창조주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기로 했다.
내가 만약 우주에 존재하는 한 원자라면,
창조주에 의해 육체를 부여받은 영.혼이 아니라, 그저 우주의 한 원자였다면
내가 지구에 태어나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게될 확률은 과연 어떻게 될까.
138억년 전 우주가 급팽창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때 생성된 무한대의, 셀 수 없이 많은 원자중 하나.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원자들.
내가 만약 그 원자들 중 하나였다면.
(원자는 더이상 쪼갤수 없기 때문에 그냥 내 생각에 나는 원자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광활한 우주를 그저 떠돌아다니다가
45억년 전 불덩어리로 가득한 행성이었던 지구에
우주의 기적처럼 생명이 존재하게 된 지구에
무수한 개체 중 지적 능력체인 인간이 되어 태어났다는 말도 안되는 확률.
우주의 수많은 원자들 중, 내가 태어났다는 말도 안되는 확률.
정자였을때 814만분의 1 확률로 수정에 성공했다는 건 내가 정자로 존재하기까지의 우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내가 원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이 매우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죽고 그저 원자 하나로 돌아간다는걸 깨달았을때 이러한 기적도 부질없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죽을때 나라는 존재가 여러 원자로 나뉘어 나의 존재가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령 내가 내 손톱을 깎는다고 나라는 존재가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저 우주의 한 원자에 불구할 것이다.
내가 우주의 한 원자에 불구하며, 말도 안되는 기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얻어 이렇게 자유의지를 가지고 생각할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죽어도 나의 존재는 사실 한 원자에 불구하기 때문에 나는 불사의 존재이며,
천문학적인 시간이 흘러 우주의 모든 별들이 죽고 블랙홀마저 증발하여 절대 영도의 상태로 우주가 수명을 다하더라도, 열역학 제3법칙에 의해 나는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無가 아닌 상태로 그저 존재한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게 영겁의 시간동안 나는 그저 절대 영도의 상태로 존재하는 원자 그 자체에 만족해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을 하니 죽음이 더욱 무서워진다.
이게 과학적으로 생각한 나의 미래이자 최후이다.
먼 훗날 자발적인 엔트로피 감소로 우주가 다시 수축하고
제 2의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는 그저 이러한 상태로 영겁의 시간동안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생각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급팽창 이전의 나는 무엇인가?'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의 급팽창에 의해 원자가 생성되었기 때문에, 나라는 원자는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빅뱅 우주론은 빅뱅 이전의 우주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은 두 가지 경우로 나뉘어진다.
1. 우주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만약 1의 경우가 맞다면 나는 영겁의 시간동안 원자로서 우주에 존재하며 무한대의 팽창과 수축을 반복당했을 것이고, 그 중 n번째 우주가 지금의 우주이며 나는 그 무한대의 팽창과 수축중 운이 좋게도 인간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 전에도 나는 어떤 지적 생명체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내 죽음 이후 나는 영겁의 시간동안 원자로서 생명체가 될 때까지 우주의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우주를 떠돌아다닐 것이다. 나는 지금 인류가 멸망하지 않은 시대에 떠올라 원자 주제에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운이 좋았을 뿐이다.
다음은 두번째 경우이다.
2. 만약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無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사실 첫번째 경우에도 無에 대해 궁금해지는데,
모든 일에는 시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시작 이전, 그러니까 나라는 원자가 존재하기 전에는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존재하기 이전의 無이다.
이걸 생각해보니 더 미치겠다.
인간의 뇌로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기 이전의 상태를 가히 생각해볼수 없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나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원자라는 개념을 빌려 과학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 원자라는 존재의 '나', 그러니까 그 원자가 존재하기 이전의 無를 생각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 궁극적인 無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존재하기 이전의 無란 도대체 무엇인가.
결국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나는 창조주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임을 깨달았다.
여기서 또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누가 만들었는가?
이 물음은 더욱 미궁으로 빠진다.
결국 죽음은 미스터리가 되어버린다.
궁극적인 無의 상태에서 가짜 진공에 의해 대폭팔이 일어나 우주가 생겼다는 빅뱅 이론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아무튼, 無의 상태에서 내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너무 신기하고 신비롭다.
바로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인간의 상태로 존재하던지, 원자의 상태로 존재하던지
나는 인간이 되어 원자의 상태의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아닌가.
먼 훗날 재가 되어 사라진다 해도 원자로서의 나는 존재하는것 아닌가.
그렇다면 인간으로 존재할 때 내가 풀어야 할 과제는 내가 존재하기 이전의 상태를 알아내어 궁극적인 나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내가 존재하기 이전으로부터 내가 존재하게 된 원리를 알고 싶다.
알 수 없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이 모든 우주의 신비를 알려줬으면 좋겠다.
결국 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창조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싶다.
그래서 교회에 다닐까 생각이 들고, 절에 다닐까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하지만 그렇게 종교를 가진다고 해도
창조주는 누가 만들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가 무섭다.
죽음이 무섭다.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파헤쳐
결국 두려움만 남게 되었다.
요즘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라는 유튜브를 즐겨본다.
법륜 스님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결국
집착 때문임이라고 가르친다.
스님의 여러 동영상들을 봤다.
하나 배웠다.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내가 이 우주에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에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것인가.
이 우주에서의 영겁의 시간 동안
만약 내가 원자로 존재해 왔다면
지금 나는 얼마나 멋진 초 전성기를 맛보고 있는 것인가.
모든것에 감사해지는 지금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절에 가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
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죽음은 아직도 두렵다.
하지만 모든것에 감사하는 연습을 하며
조금씩 극복하는 중이다.
너 돈 많음?
뭘 복잡하게 생각해 걍 컴퓨터 전원 꺼진 상태가 죽음이지
다른 점은 한 번 꺼지면 다시는 부팅이 안된다는 것 정도지
나도 3월에 그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결과는 변하지가 않더라. 그래서 차라리 특이점 신봉자가 되었음
ㅋㅋㅋㅋ 코로나 터지고 우울증 걸렸다는 ㅅㄲ들은 진짜 ㅋㅋ
우연도 우연일수도 모라는거야
공부하고 돈이나 벌어라 니가하는생각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