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이 넘치든 재원이 없든 간에, 일단 명분이 중요하다.
만약에 지금 국가 재원이 전국민 월 100만 원 주고도 충분할 정도면 그냥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이거 주는 이유가 뭐냐? 다른 데 더 중요한 데 써야 하는 거 아니냐? 뭔가 다른 혜택을 없앨 거냐?"
하는 식으로 반발 가질 게 뻔하다. 뭔가 무상, 무료 이런 거는 이미지가 좋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돈이 없으면 명분이 있던 없던 못 줄 거고.
아무튼 그래서 국민들이 공감할 기본소득의 명분이 필요한데
나는 그 최소한의 요구 조건이 자율주행 상용화라고 생각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완성 단계인 레벨5에 도달하는데 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술 개발을 하고 상용화 되는 시기가 늦어도 2030년대 초반이라고 본다.
그리고 자율주행이 상용화되어서 대부분의 운전직들이 직업을 잃고, 그 가족들에게도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많은 실업자들을 양산해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겨난 실업자들로 기본소득을 시행하는데 충분한 요소가 된다고 보진 않는다.
왜냐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굶어죽진 않을 거거든. 물론 뭘 새로 배우기는 힘들 거다.
다만 운전을 통해 돈을 버는 많은 사람들은 유통일을 한다. 즉 노가다다. 차에 물건 실어서 목적지에 내려주는 작업.
그래서 그 실직자들이 노가다를 하러갈 거다. 전문 기술이 없더라도 단순 노가다는 몸에 배어있으니 잘 적응할 거다.
아마 그러면 노가다 시장의 임금이 꽤 싸질 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나는 기본소득을 위해서는 첫 번째 요소와 더불어 두 번째 요소가 필요하다고 본다.
즉 자율주행 상용화 다음으로 실현되어야 할 요소는 산업용 로봇 상용화다.
자율주행과 산업용 로봇 이 둘이 상용화가 이뤄지면, 사람의 물리적인 노동력은 사실상 가치가 없어진다.
아주 극소수의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되면, 나라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할 거다.
정신 노동으로 돈을 벌려면 전문직이나 고시 시험을 치루는 정도의 난이도로 상당히 공부해야 할 거고
육체적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성적으로 몸을 팔 거나, 숙련된 장인에게 무임금에 가까운 비용을 받으면서 오랜 기간 일을 배워야 할 거다.
즉 이는 실업자가 취업자보다 많은 세상이다. 실업이 정상이고 취업이 비정상이 되는 사회인 것이다.
다만 문제점은 자율주행 상용화로 발생한 실업자들이 노가다판에 뛰어들어서, 그 시장의 임금이 낮아지는 것인데
그 시장이 낮은 인건비에 만족해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거나 상용화할 의지를 가지지 않을 수 있다.
산업용 로봇이 자율주행과 비슷한 시기에 상용화 되거나, 그 이전에 상용화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거 같으나 어찌될 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재원이 없으면 다 소용 없어 재원 생각해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