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분명 불공평하다

재능의 차이, 계급의 차이, 기회의 차이

많은 불평등 속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게 있다면
누구나 삶이란 걸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삶 그 자체가 공평함이다

유일한 공평함



나는 태어났다는 것이 두렵다

내에게 씌워진 삶이라는 업이 너무나 무겁다



분명

누구나 태어나

인간으로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는 쓸모없는 인간과 쓸모있는 인간이 존재하며

아직까지 사회는 두 부류를 모두 보듬어 주는 듯하지만

모든 세기에 걸쳐, 인류의 역사에 걸쳐

도태되는 쪽과 번영하는 쪽이 나뉘었고


번영하는 쪽의 안에서도 하층민과 중산층, 부유 계층으로 나뉘었으며

못 배우고 어리석고 능력도 떨어지고 야만적인 하층민들이
그럼에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던 건



그 어떠한 자비나


그 어떠한 선심이나


그 어떠한 정의도 아닌


태엽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위해서는

하찮고 별 볼 일 없는 작은 태엽조차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미래가 두렵다

지금이 21세기라는 점이 두렵다


시간이 지나 분명 태엽을 대체할 무언가가 생겨날 것이다

지금도 부분 부분 그런 게 존재한다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되겠지



그때가 되면 분명 삶은 지금보다 더 특별한 것이 되리라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삶 따위는 이제 불필요해지고

삶은 권리이며

특권이며

인간이 삶을 택하는 게 아닌

삶이 인간을 택하는 날이 오리라


나는 태어났다는 것이 두렵다

무언가를 가진 인간이

그것을 지킬 힘이 없다면

그 뒤로는 빼앗길 일밖에 없다는 얘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