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라는 개념이 존재치 않고 한 개인의 의식이, 더 나아가 존재 자체가 오직 그가 지닌 기억에 의존한다면.


그 기억의 연속성이 만약 해킹 같은 것에 의해 끊어졌을 때, 그 후의 그는 전과 같은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걸까.


나는 그렇게 보기 힘들기 때문에 기억에 손대는건 굉장히 꺼려지지만,


자신의 괴로운 기억을 지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만약 누군가 모종의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지웠는데, 그로 인해 불상사가 생긴다면 어떨까?


누군가 자신의 연인과 헤어졌다는 사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기억을 지웠는데, 헤어진 연인 측에서 재결합을 시도해온거지.


하지만 누군가의 기억은 이미 지워진지 오래고, 헤어진 연인만이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상황이 찾아온다면?


미래는 미래 나름대로 혼란스러운 문제들이 잔뜩 생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