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e the money.


돈이 없어서 당신의 인생은 재미없는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사실,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 당신의 불만족을 만들어내는 대부분은 결국 돈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불만족한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가? 현실에서 '쇼미더머니'를 외치고 빵빵한 잔고를 부담없이 활용하며 요트를 사고 건물을 살 수는 없는걸까?


자, 당신에게 '무한한' 돈이 생겼다고 가정하자. 그 다음은 무엇인가? 흥청망청 써야 할 이유조차 망각되지는 않을까? 무한한 돈이 있으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걸까? 욕구를 극한으로 채운 뒤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걸까?


돈을 용변으로 바꿔보자. 당신은 지금 똥이 마렵다. 그것도 몹시 마렵다. 당신은 화장실로 달려가 시원하게 용변을 해결했다. 그 다음은 어떤가. 아직도 똥이 마려운가? 더 싸라. 더 이상 마렵지 않을 때 까지. 거의 관장을 하는 수준으로 배변욕구를 해결했다고 하자. 그 다음은 어떤가. 그래도 똥이 마려운가? ...진짜로?


치트키(Cheat Key)는 본디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다. 치트키는 게임개발자가 쉽게 버그를 찾고,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발판' 역할을 하는 도구인 것이다. 게임의 역사에서 이 '치트키'가 어떤 뒷 이야기를 가졌는지 찾아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이다. 몇몇 게임에서는 치트키가 '체크포인트'의 역할도 겸했는데, NES 시절의 얘기이므로 직접 찾아보시라. 뭐, 유저에게 제공할 '방법'이나, 제공 그 자체로 목적지가 바뀐 건 이때쯤이지 않나 싶다.


아무튼 치트키는 게임개발자 입장에서 게임이 제공하는 '재미'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소다. 웃기지 않은가? 재미를 찾기 위해 치트키를 넣었지만, 그게 결국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니 말이다. 물론 플레이어에게 제공되어서는 안된다. 게임이 제공하는 '재미'는 '치트'로 데이터를 변경하는 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당신은 열심히 게임이 제공하는 컨텐츠를 소모하며 내부의 재화(아이템, 골드)를 습득해야 하지만, 치트키를 사용하면 아무런 노력없이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모바일게임에서 '현질'을 하여 게임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드는 건 재미가 없는걸까? 아니, 그 것에도 분명 숨어있는 재미가 존재한다. 게임개발자들은 이 '치트'와 같은 상황을 교묘히 우회하여, 너도나도 '치트'를 경쟁하게끔 만든다. 허영으로 가득찬 경쟁이 소위 '개돼지'게임의 기반인 것이다.


완몰가에서 돈에 상관없이 무언가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하자. 어떤 책임이나 의무도 없다. 당신은 공항으로 가 노러시안 미션처럼 마음껏 사람을 죽인 뒤 비행기를 탈취해서 청와대로 날아가 꼴아박은 뒤 무사히 빠져나와 버거킹을 먹으러 갈 수 있다. 책임없는 쾌락은, 처음 한두번이야 재미있겠지만. 게임으로서 우리가 느끼는 재미는 이전 글에 썼던 것 처럼 일종의 '제약'과 '규칙'아래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데서 온다.


돈을 버는 게임에서,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재미있을거라는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모든 게임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그 재미가 크게 분포되어 있으며, 치트는 이러한 재미를 모두 건너 뛴 뒤, 끝을 보는 행위다. 전채와 메인요리를 먹지 않고 디저트만 먹고 레스토랑을 나오는 꼴이다. 디저트도 물론 맛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돈을 벌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사용하면서 돈을 더 많이 벌지가 이 게임의 주된 재미요소이고. 돈이 아무것도 안했는데(혹은 치트로) 무작정 많다고 더 큰 재미를 주는건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