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까지만 해도 인류는 게놈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인간 생명의 비밀을 다 파헤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게놈 프로젝트 완료해서 뚜껑 열어보니 분자생물학자들이 우리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목록에 대해 파악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음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 박혀있고 무슨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인지 아닌지까진 알아냈는데 얘가 만든 단백질이 몸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정보를 전혀 알길이 없었던 거임...


왜냐 단백질의 입체적인 구조를 알려면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파폴드2가 해결하기까지(2020년) 못해오고 있었기 때문임...



대충


유전체학(인간 생명현상의 설계도)/후성유전체학(부품을 만들시 설계도를 얼마나 따를까 정도를 조절) > 전사체학(설계도를 베껴서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초작업) > 단백체학 (설계도를 보고 인간 생명현상의 기초부품 만드는 작업) > 대사체학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물질 일체와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



의 순서인데 알파폴드 전까지는 설계도는 갖고 있는데(게놈프로젝트 완료로 유전체학/전사체학의 기본 설계도가 밝혀짐)


그걸로 만들 수 있는 건 전개도 뿐이었던 거... 전개도를 접어서 맞추는 방법을 몰라서 다 접으면 원뿔이 나오는지 정육면체가 나오는지 펜로즈 삼각형이 나오는지 그 정보를 알 수가 없었음


그나마 알파폴드2가 유전체학에서 대사체학으로 넘어가는 중간 고리를 처음으로 연결시켜준 것, 즉 단백질의 전개도 접는 법을 알려준게 3년전의 일에 불과하고 게다가 아직은 그 연결고리가 아주 단단하지 않음


단백질은 리간드 및 기타물질과 결합할 때 모양을 약간 바꾸는데, 그 모양이 바뀌는 거까지 예측해야 드디어 제약학/생명공학에 본격적으로 아무런 실험없이 바로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임


물론 단백질 구조를 아예 모르던 거에서 시작하는 거보다는 개발과정이 훨씬 훠얼씬 단축되겠지만(실제로 단백질의 정태적 구조를 실험으로 직접 측정하는 것만도 짧게는 수개월에서 수십년이 걸림)


단백질이 다이나믹하게 변성되는 데이터까지 더 모아야 연결고리가 단단해질거고 그건 아직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