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다시 올린다)
나는 '특이점이 온다' 라는 책을 2007년에 읽었다.
과학기술만능주의자였던 이 책은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기술은 수렴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예상과는 달리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성장한다는 내용은 내가 아는 기술발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념이었다.
책을 읽었던 중딩 무렵부터 10년 넘게 특이점주의자였던 나는 생각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앞으로 미래에 '특이점이 올지 안올지 알 수 없다.' 로 바뀌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요즘 가장 핫한 재테크 수단 중 하나인 주식투자를 보자
어떤 주식이 급상승할지 쉽게 예상이 가능한가? 그런 재능을 타고난 사람에게는 돈 버는 일이 매우 쉬울 것이다.
물론 지금같은 강세장에서는 급상승하는 주식의 열기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격이 거품이 아니라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확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될 것이다. 확답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설령 맞추더라도 행운에 의한 것인지 지성인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미래는 현재의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일 뿐이다. 정해진 결과가 아니다.
현재는 과거의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였을 뿐이고, 결과를 아는 현재에는 모든 것이 당연해보인다.
그러나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보면 그 결과는 당연하지 않았다.
커즈와일의 특이점의 도래시점도 마찬가지다.
특이점이 2040년대 온다는 사실은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당연한 결과가 아니다.
과거에 비해 기술발전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모든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20세기 냉전시대로 돌아가보면,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중 하나였던 우주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소련과 미국의 경쟁구도 앞에 인류의 우주기술 발전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매우 빠르게 이루어졌으나,
냉전이 끝나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과 큰 차이 없이 정체되어 있다.
기술은 무조건 수렴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 상황과 자본, 사회구조에 따라 다르게 발전한다.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뤄진다 해도, 사람들의 생각은 기술발전만큼 빠르지 않다.
몇천년전 로마시대나 현대에는 급격한 문명발전의 차이는 있으나, 사람들의 생각, 본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로 이뤄지는 법적, 제도적 환경이 기술의 발전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기술의 발전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특이점이 하루 빨리 와서 유토피아적 미래가 인류에게 있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특이점이 온다고 해도, 유토피아적 미래가 인류에게 기다릴 지,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원하는 바는 모두 다르다.
수천년전 현대 민주주의의 직계 조상 중 하나인 로마 공화정이 있었던 당시를 예로 들어보자.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라는 인물은 원로원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귀족파를 이끌고, 다수의 민중파를 압살했다.
압도적인 병력차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용병술로 다수였던 민중파를 학살하며 로마를 점령하고 독재관에 자리에 앉았다.
현대 국가에서도 버젓히 자행되고 있는 일이다. 김정은, 푸틴, 시진핑 등.
소수가 다수를 압도할 수 있을 때, 그때도 민주주의가 지금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이뤄질 수 있을까?
과거에는 뛰어난 천재가 자기 영역이 아닌 분야에서도 쉽게 진입하고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사회가 복잡해지고 고도화됨에 따라, 분업과 특화에 따른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과정을 걸치지 않으면
자신의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이에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포용하고 만족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다수인 민중들에게 힘이 생겼고 그것이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민주주의가 현대에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은 도덕, 윤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공산주의, 제국주의, 전체주의 보다 민주,자본주의가 체제경쟁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 아닌가?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대다수 사람들의 경제적 위치는 극히 불안정해진다.
로마 자영농의 몰락이 공화정을 끝장내고 제정시대를 연것처럼 소수가 다수를 압도할 수 있을 떄도 모두가 특이점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것인가?
소수의 자본가, 정치가 혹은 인공지능은 경제적 생산성이 낮은 대다수 민중을 쓸모없이 생각하고 제거해버릴지도 모른다.
특이점은 2045년에 도래하는 거스를 수 없이 정해진 사건이 아니다. 유토피아적 미래도 가능성 중에 하나일 뿐이다.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특이점이 올 것이고 유토피아적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하지 말고 투쟁해야 한다.
막줄만 읽으면 끝이네. 너무 큰 범위로 뜬구름 잡는 소리라 토론 말머리를 왜 붙힌 건지는 잘 모르겠다.
선
선형쭝
생각해 볼 여지를 많이 주는 글이네 - dc App
무슨 말을 할려는지는 알겠는데 니가 들은 예시는 제로섬 게임에서 밖에 일어날 수 없는 일임
진짜 아무도 모르는 일 같아. 나도 작년까진 거의 종교처럼 맹신했는데, 최근에는 좀 경각심을 가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