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당선작 시 몇 개 넣고
소재 : 까마귀랑 가오리
분위기 : 애상적이고 비장한 느낌으로 써달라 함
난 시 잘 몰라서 잘 쓴 건지 ㅁ?ㄹ


까마귀와 가오리의 푸가 (Fuga)

까마귀가 밤하늘을 찢듯 날아오른다
새카만 깃털은 어둠과 하나 되어 출렁이는 먹물 
부리에선 괴롭게 읊조리는 절규를 쏟아낸다

가오리는 푸른 심연을 한없이 표류하며
넓적한 지느러미로 물결에 휩쓸려 비틀거리고
등 위로 까마귀의 슬픈 울음을 빗물처럼 적신다

까마귀의 깃털에 밤의 온기가 서리고
가오리의 숨골에 바다의 냉기를 응축시킨다
두 생명체는 서로의 고독을 그림자처럼 부둥켜안는다

화살처럼 날카로운 까마귀의 눈빛 
바닥 모를 절망의 늪을 끝없이 응시할 터
가오리의 지느러미는 물거품 된 기억을 헤집을 터

언젠가 까마귀는 밤바다에 몸을 던져
새까만 잉크물로 화할지도 모른다
가오리는 밤하늘 향해 날갯짓하다 
하얀 星屑(*별가루)이 되어 소멸할지 모른다

허나 지금은 까마귀의 울음이 파도를 일으키고
가오리의 유영이 밤바람을 흔들어댄다
서로의 살갗을 휘감은 채 고통이 뒤얽혀 출렁인다

까마귀여, 내 영혼의 밤하늘로 깃들어다오
가오리여, 내 심장의 검푸른 심해를 채워다오
너희의 아픔에 잠식된 채 나는 천천히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