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때 락으로 처음 음악들을 디깅한 이후로 엠비언트부터 멜로딕 데스메탈까지

모든 장르 들어가며 약 15년 넘게 들어온 음악이 내 인생의 반 쪽인 사람으로서 이번 변화에 대해 생각 끄적여봄.

그리고 음악을 업으로 삼으려는 입장으로서..




0. 예술은 공감을 주로 다루는 분야이다.

예술을 소비하여 의지를 얻고, 영감을 얻고, 행복을 느끼고, 슬픔을 느끼고, 분노를 느끼고.
우리는 예술 속 인간의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내용들을 보고 듣고 그 것에 공감하며 매료된다.

그래서 AI는 공감의 비중이 적은 상업 예술은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지만, 그 외는 '도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1. 음악은 완성도보다 유행과 마케팅.

이미 네가 환장할 만큼 좋아할 음악은 세상에 널렸다. 모르고 있을 뿐.
그런데 AI가 들어와서 좋은 음악을 뽑는다 한들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예전 부터 차트 역주행 하는 곡들을 보면, 그 곡들은 음악이 별로여서 유명하지 못한 게 아니다.
알려지지 못했고, 그게 대중들의 소문에 입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퀄리티도 정말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그게 유행이 되어 차트에 오르고 유명해지는 곡들도 있다.

결국 AI 음악이 날고 기어도 소비자의 유행과 유통자의 마케팅에 따라 시장은 판가름 난다.


그렇기에 일반인이 좋은 곡을 만들 수 있게 되어도, 마케팅을 하지 않는 한 그 곡은 나에게만 의미 있는 곡이 된다.

그 나에게만 의미 있는 곡들을 수 없이 만들어 만족하며 듣는다 한들, 내 스스로 쓰다듬는 것과 남이 나를 쓰다듬는 것이 다르듯이 스스로 만든 곡들로는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2. 직업군들은 어떻게 될까?

2-1. 작곡가는 크게 변화할 것이고, 마냥 부정적이진 않다.

음악은 수학처럼 듣기 좋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곡을 만들 나름의 법칙이 있다.

코드 진행은 흔히들 들어본 머니 코드 같은것도 그 중 하나이고

곡의 구성은 인트로 -> 1절 -> 코러스 -> 2절 -> 브릿지 -> 코러스..

그 장르에 흔히 쓰이는 사운드와 분위기..


이렇게 평범하면서 좋은 곡을 만들기 위한 구성과 법칙은 존재하고 대중음악은 이런 '일반적인 구성'의 곡들이 주로 차지하고

AI는 그 '대부분'의 소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AI는 '평범하게 좋은 곡'의 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평범하게 좋은 곡'은 대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이러면 오히려 대중들은 과포화 된 '일반적인 구성'에서 벗어난 곡들을 찾을 것이기에 작곡가들이 활약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일반적인 구성'에서 벗어난 곡을 이해하기 쉽게 예시 들자면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곡 정도?..


우선, 업계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진 않지만, 개발자들이 코딩에 챗GPT를 쓰듯

더욱 디테일한 부분을 만들고 수정하는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AI 그림을 디자이너들이 어색한 부분을 다듬는 모습처럼)

작곡도 역할군이 다양한데 탑라이너, 트랙메이커, 엔지니어, 가이드 보컬 등.. 이런 역할군들이 하나로 통합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AI가 기초공사를 하고, 나머지의 작업을 한명이 통 틀어서 다듬고 하는 식으로.


들어보면 작곡가의 입지가 줄어들 것 같아 보이는데 꼭 그렇진 않을 것이다.

현재 AI 음악들을 여럿 들어본 결과, 대충들으면 오~ 하지만, 어색한 부분이 아직 많아 그 상태로 발매하려면 수정 작업을 필히 거쳐야 하고

작곡가 입문의 문 턱이 낮아져 경쟁자가 많아질거라 생각해도 작곡 업계는 인맥 or 포트폴리오와 본인 홍보 or 이미 업계에서 날고 기는 작곡가들 사이에 명함을 내밀어야 하는 등..

애초에 안정적인 위치까지 가기가 매우 도전적이고 어렵기 때문에 전문 업계는 큰 타격을 받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나, 상업적 요소가 적은 음악 분야는 타격이 매우 클 것이다.


작곡가의 입지가 위험해지는 시점은

작곡에 하위 분류된 역할군들이 크게 변화가 오고 (인원 감축의 위험. 이 부분은 이미 AI 대체 가능성이 매우 큼)

'생성' 버튼 하나로 어색함 하나 없이 완벽하고, 그 누구도 AI 생성 음악인지 눈치 채지 못하고, '일반적인 구성'을 벗어난 매우 창의적인 부분까지 완벽히 수행 가능한 시점일 것.



2-2. 가수는 대체되지 않는다.

대체하려하면 이미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모습은 홀로그램으로, 음악은 AI 작곡으로, 가사도 챗봇으로.. 등등.

위 서술한 얘기를 들으면 떠오르는게 있지 않는가? 사실 이미 존재한다. 하츠네 미쿠 같은 보컬로이드.


물론 매우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인 가수와 견줄만큼 성공한 사례는 하츠네 미쿠가 유일무이하다. 그 만큼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무엇보다 보컬로이드가 가장 대중들에게 주류가 될 수 없는 건 목소리다. 음악에서 제일 인간적인 부분이 보컬이니까.


만약 AI 보컬이 매우 발전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만들고 이질감 전혀 없는 인간의 목소리로 곡을 만들어도
대중들은 그 가수를 인간 가수 만큼의 애정을 느낄 순 없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목소리와 똑같은 AI가 사랑, 가족애, 분노, 슬픔, 허세, 자랑 등의 주제의 가사를 부른다 한들 사람들은 그 것에 몰입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에는 분명히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이미 아이돌만 보아도 대체되지 않을 거란 걸 알 수 있다.

아이돌.은 음악보다도 그룹 멤버들에게 애정을 느끼듯 AI는 이 부분을 대체할 수 없다.

가수가 대체되려면 AI가 사람과 완벽히 구분 불가능 할 만큼의 발전과 그것이 주류가 되어 대중들이 받아 들이는 시간 동안은 가수는 대체되지 않는다.



2-3. 일부분의 장르와 분야는 확실히 AI가 대체한다.

흘려듣는 음악들은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광고 음악, 배경음악과 엠비언트 장르, 음악이 부가적인 요소인 분야.. 등등

예술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거나 곡의 요소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평가하지 않는 분야는 대체될 것이다.



3. 빠른 시일 내(1년 ~ 2년) 보이게 될 변화는?

- 작곡가 아래로 분류된 직업들이 통합되고 직업의 목적에 변화가 올 수 있음.

-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등 '나만 아는 맛집'과 같은 느낌으로 소수의 AI 곡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 음악이 주 목적이 아니며 저작권을 신경써야 하는 분야에서 어느정도 사용될 수 있음 (유튜브 , 쇼츠 릴스 틱톡과 같은 숏폼 등)

이 외에는 당장은 체감하기 힘들 것.




내가 음악을 AI가 치고 올라와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생각 정리한 건데,
좀 더 잔인하게 반박하거나 다른 생각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