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성공적으로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정권의 제 1조건은 

한정된 자원을 “정권유지에 도움이 되는” 영양가 있는 지지층들에게 집중적으로 몰아주는 것임

개개인이 고도의 생산성을 가진 산업화 선진국이 국민 전반의 교육과 후생에 힘쓰는 반면

땅파서 먹고 사는 1차산업 후진국들이 군부와 극소수 기술관료를 뺀 국민들을 개돼지 사육하는 것만 봐도

“권력의 유지에 도움이 되는 존재인가”에 따라 삶의 명암이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런데 모든 면에서 인간의 상위호환인 강인공지능을 비롯한 특이점의 기술과 플랫폼은

석유같은 자원보다도 더 극단적으로 거의 모든 인간을 (권력유지의 측면에서) 쓸모없게 만들 가능성이 높지

내가 산유국 왕족이라도 어쨌든 사회를 유지하려면 인간이 필요하니까 국민들에게 콩고물 정도는 던져주지만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허공에서 나노머신이 재화를 생산하는 초기술을 독점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내 가족와 친구를 뺀 모든 인류를 굶어 뒤지건 말건 소말리아급 생지옥에 몰아넣어도 아무 문제가 없음

이렇게 볼때 

“특이점이 오면 흙수저라도 방구석에서 기본소득 먹는 개백수는 될 수 있겠지” 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라고 봄

모든 자원의 배분은 그 비율을 결정할 수 있는 권력층의 이득에 따라 이루어지고 

그 이득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쌀 한톨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할 근거가 없음

“아니 그래도 그지경이 되면 몰표로 정권이 뒤집히거나 민중봉기라도 일어나지 않겠음?”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 역시 어디까지나 산업사회의 중산층이 권력의 유지에 크게 기여한다는 조건 하에 유지되는 것이고

성공적 혁명은 거의 언제나 무력을 가진 엘리트들 간의 세대교체일 뿐 양민들이 군대를 떼려잡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평범한 흙수저인 내가 특이점이 온다고 한들 그 과실을 맛볼 날이 올지

나는 회의감이 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