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사피엔스 다 읽었다고 글 올린 사람이다.


당시에 우리 인간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하라리 교수의 글을 되게 흥미롭게 봐서 이번에 호모 데우스까지 읽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피엔스에서는 제 3자의 관점에서 우리 인간의 과거를 조명했다면, 호모 데우스에서는 여기에 이어 인간의 절대 가치를 부수고 우리 인간이 이후에도 존속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인간은 쓰레기야.' 이런 건 아니다. 유물론적 관점에서 인간 또한 생화학적인 알고리즘에 기반한 데이터 뭉치이고, 인간의 의식은 분해할 수 없는 단일체가 아니라는 연구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하지도 않고 신성하지도 않은 인간이 어째서 기술적 알고리즘에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묻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자체는 누구나 머릿속에 한 번쯤 어렴풋이 품어본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걸 언어를 통해 명확한 논리로 의문을 제기하고, 이에 대해 함께 해설해나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깨부수고 확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 없이 쓰다 보니 독후감이 됐는데 글의 목적을 말하자면 특갤럼들이 유발 하라리의 저서들을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거다.


솔직히 난 유발 하라리의 관점이 맞는지 틀린지는 관심이 없다. 그냥 책 자체가 생각해 볼 만한 점을 소화하기 좋게 여럿 제시해주기에 기존의 관점을 탈피하고 자신만의 보다 확장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손해볼 것도 없고, 나름 재미있으니 시간이 되면 한 번쯤 읽어봐라.



------- 아래는 내 망상이니까 시간 되는 사람만


끝으로 유발 하라리의 두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인간 의식의 기술적 확장은 필연적이라는 것과 미래를 낙관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중 두 번째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하면, 이전까지의 나는 솔직히 '해주겠지'라는 마인드로 특이점 뽕만 차서 미래를 기대하기만 했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지금 상황을 볼 때 앞으로의 경쟁은 치열해지면 치열해졌지 경쟁이 없는 시대는 올 것 같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해서 경쟁할 수 없는 사람은 이탈되고 남은 쪽끼리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 그려질 것 같다.



목표가 사회 혹은 시장이 제공할 언제 올 지 모르는 특이점 이후의 혜택을 기다리고, 때가 됐을 때 누리기만 하는 거라면 크게 문제될 건 없지만.. 주도적으로 혜택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불안한 건 전유물론을 떠나서 기술적 알고리즘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이 됐을 때 나한테 혜택을 줄 이유가 있는지 확신이 안 든다. 애초에 사회나 시장의 존속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인간의 능력과 가치가 격하된 시대에서 알고리즘이 자기 확장에 사용할 자원을 나에게 투자할 당위성이 없다.


혹자는 이걸 '윤리적으로 그러해야 하니까.', '그래도 사람인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한대로 윤리와 가치가 사람보다는 알고리즘의 확장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기에 잘 모르겠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변화 과정에서 구시대 윤리에 대한 존중과 평화로운 전환을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영생이 아닌 생존 기간동안 제한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추가로, 여기에 의식의 기술적 확장은 포함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만인에게 제공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기에 굳이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변화 과정에서 신뢰성을 입증한 소수에게만 허용되지 않을까?


여기에서도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계층적 확장을 통해 확장 과정에서 신뢰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는 건데 이것도 확실하지는 않으니까..



내가 특이점에 기대하는 가장 큰 것이 의식의 확장인데 그냥 손 놓고 낙관하기에는 불안 요소가 큰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과도기에 있기에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 건 아닐까?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