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역노화가 생명공학계의 끝판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음

예를들어 치매완치보다 반드시 역노화가 어렵다 역노화가 가장 어려운 과제다 이렇게 말할 수도 없다고 생각함 

다만 역노화가 그 중요성에 비해 "노화를 병으로 인식"하려는 그런 의식이 부족해서 투자가 적은 편인것이 그동안 발전이 좀 어려웠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함

그런 인식이 최첨단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얼마 안되었고 아직도 전공자와 대중을 불문하고 세간의 인식은 

"암 신약? 제발 그런게 나와야하는데ㅠ 우리 할머니 빨리 나아야 한단 말이야" "역노화? 인간은 순리대로 살아야지..."

이런게 평균적인 인식이란 느낌이란 말이지


이런 대중의 반응이 별 것 아닌 것같아도 결국 연구에 대한 투자라는 것도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이므로 역노화/항노화 메커니즘의 발견을 지체시킨 부분은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난 그런 부분에 아쉬움이나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진 않음

전문가나 정치인의 대중의 적은 관심 / 기술의 한계 때문에 지체되는 분야는 

결국 AI 덕분에 미뤄진 진도를 한 번에 따라잡고 만다는 그런 생각을 요즘 갖고 있기 때문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역시 알파폴드2인 거같음.

난 2020년 이전엔 아주 유보적인 특이점주의자였고 이런 얘기들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는데 

사실 특이점 자체는 긍정하지만 우리가 변곡점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특이점이 2070년에도 올 수 있고 2080년에도 올 수 있고 우리 생애 내에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이런 식의 생각이었음


하지만 알파폴드 2 소식을 접하고 난 뒤 너무 큰 충격을 받고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속독해봤고 그 이후 커즈와일 식의 급진적 특이점주의쪽으로 한 발 아니 두 발 다 내딛은 상태가 됨


단백체학이 내가 전공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입장에서 

오랜 난제가 AI 때문에 풀리고 학계가 아예 뒤집히고 

"직관적으로 선형적"인 예측들이 모두 좌절되고 연구자들이 불안과 경외감을 동시에 토로하는 경험이 너무도 생경했기에

그 충격이 뭐 AI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더라, 바둑도 하고 장기도 둘 수 있다더라 이런 식의 얘기와는 다가오는 무게감이 달라도 너무 달랐음

이 문제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는 단백질 구조예측문제가 아무것도 아닌 걸로 들릴 수 있지만

그 감정적 충격이란 이론물리학계에서 양자 역학과 일반 상대성이론이 통합되었다더라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에 가까운 충격을 생명과학계에 던져줬다고 생각하면 됨 

그 정도로 단백질 구조 예측은 중요하고 어려운 난제였음


어쨌든 단백질 구조 예측문제가 역노화 메커니즘은 물론 다른 모든 질병들을 해결하는데도 아주 중요한 교두보가 되기도 할 것인데

비유하자면 이 때까지는 자물쇠의 모양을 모르고 열쇠를 만들었는데 이제 자물쇠 모양을 알고 열쇠를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니까


또 단백질 구조 예측과 다른 분야에서도 알파폴드2같은 AI가 암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예시해준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에

난 역노화에 대해서도 훨씬 희망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음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