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어쩌면 시청각 자극만 아주 그럴듯하게 구현돼도 캐주얼게임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메타버스 혹은 가상현실에 준하는 위치를 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나는 기존엔 매우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앞으로 한 두번의 인터페이스 혁신이 더 일어나서 BCI나 그에 준하는 편의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혹은 다른 감각들 또한 통제하에 놓을 수 없다면

아무리 극사실적인 그래픽과 음향을 보여줘도 그 본질은 세컨드라이프와 전혀 다를 게 없다라는 생각이었음

근데 최근 사람들이 vr챗으로 어떻게 놀고있나 싶어 알아보니 의외로 거기서 삶의 낙을 찾는 사람들도 많거니와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새로운 성 정체성이나 성취향을 찾은 거 같다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어서

HMD같은 단순한 트릭마저도 평면 디스플레이와 달리 사람의 인식과 감정을 왜곡시키는 힘을 갖고있구나 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음

물론 오타쿠들 가운데는 예전 인천 동춘동 유괴 살인사건에서 볼 수있었듯 한갓 텍스트나 일러스트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심하게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이입의 역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사람들이 많고
  
또 VR챗 고인물 이용자 대부분은 절대 평균적인 인간그룹의 상식이나 인식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음

넷카마랑 랜선연애하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촌극 같은 건 뭐 아주 새로운 일은 아니기도 하고

세컨드라이프나 심지어 PC통신을 통해 교류하다 만나서 결혼한 사람도 있고 하니 vr챗도 조상 격인 플랫폼들과 큰 대강은 다르지 않지

하지만 게임 화면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내가 시선을 돌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배경과 상호작용한다는 그 경험이 유저들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의도하고 만들어진 플랫폼과 결합했을 때

적어도 그것을 이용하고자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 한해서는 평면디스플레이로 캐주얼 게임을 하거나 SNS 활동으로 인맥만드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보장해주고 있구나라는 부분이 확실히 느껴지긴 했음

누가 자기 아바타 머리를 쓰다듬는데 상대방이 본체가 남자임을 알고 있음에도 기분이 이상야릇했다 뭐 이런 식의 후기라든지... 확실히 유저층 평균 수준을 고려해봐도 과거의 캐주얼게임 유저들과는 양상적으로 많이 다른 경험담이었음

물론 vr챗을 비롯 요새 메타버스랍시고 언플 해대는 각종 플랫폼들의 싸구려 그래픽에 좆같은 애니메이션 수준으로는 일반 대중들한텐 아무리 좋게 봐줘도 단순 흥밋거리 그 이상은 어렵겠으나
  
만약 가까운 미래에 vr속 세상이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지경으로까지 눈과 귀를 속일 수 있다면 어떨까 진지하게 상상해보면

어쩌면 나도 설득당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음

비록 만질 수 없고 맛볼 수 없다고 해도, 거추장스러운 기기를 착용한다해도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