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이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도 죄송하고 생계 관련 앞길이 막막한 20대 취준생이나 20대 실업자라면


힘든 사람 위한 복지 늘리고 규제완화하고 기득권 개혁해서 월 150만원 일자리 창출해서 취업의 기회를 주겠노라는 공약과


복지 확대하고 복지 예산 통합해서 전국민한테 월 15만원 가량의 기본소득 나눠주는 공약 중 무엇이 더 끌리겠는가?


최저임금을 계속 올려줘서 실제로는 무인화만 더 앞당겨서 임금 자체를 못 받게 하는 사람과


최저임금 좀 낮추고 어려운 사람은 정부가 직접 돕겠다고 해서 20대들이 아르바이트 쉽게 구할 수 있는 사람 중에


누가 더 현실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겠는가? 진짜 아무것도 없는 20대 관점으로 보면 답이 뻔하게 나온다.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청년이라면 본인한테 나쁠 게 없는 후자를 택하겠지만


그보다 청년들 같은 경제적 약자에게 집중복지를 약속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 또한 그 사람을 더 지지할 것이다.


당장 일자리도 없는 사람은 복지예산을 1/n로 나눠서 전국민한테 뿌리고 끝날 걸 지지하긴 힘들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나 래디컬 페미니즘, 흙수저 담론은 차치하고


남성이 초식남이 되는 이유는 주로 일자리와 내집 마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여성이 결혼을 포기하는 이유는 주로 일-육아 균형 문제나 남성의 조건이 불만이라서인 경우인데


이 나라는 2030에 대한 선별적 복지확대가 아니라 페미니즘을 통해서 남자가 양보하라는 식으로 예산을 아낀다.


지금 그렇게 심각한 노동대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무지성으로 몇십조를 1/n로 쪼개서 날려버릴 게 아니라


당장 시급한 문제인 청년실업, 저출산과 노인빈곤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게 낫다.


노동유연화라던지 저소득층이나 실업자 집중지원이라던지 남성 육아휴직 확대나 내집 마련하기 좋게 가격 안정시킨다던지.


개혁해야 할 기득권이나 늘려야 할 선별적 복지는 차고 넘친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한테 월 15만원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노동대체는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점점 진행된다.


애초에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거면 과도기라는 표현 자체를 쓸 필요없이 곧바로 노동해방이다.


단계적으로 대량실업이 생겼다가 해소되고 다시 또 생겼다가 해소되고


강인공지능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서서는 더이상 일자리를 만들 수 없는 상태까지 올 것이다.


그럴 때 전국민 기본소득을 내세워야 생산성 면이나 분배 면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그때 돼서 전국민 기본소득을 열렬히 주장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