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을 쓰기에 앞서, 나는 현 시대의 공산주의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이 글은 특정 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한 글이 아니며, 정치적인 의도가 조금도 없음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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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살아가다 보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북한이 망한 건 공산주의 때문이고, 한국이 이렇게나 성장하는 건 자본주의 때문이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북한이 망한 건 공산주의만이 아니라 주체사상을 유지하기 위한 폐쇄 정책 때문이라는 건 제쳐두고.)

그럼 공산주의가 과연 정말로 나쁘기만 한 것인가?
단순히 지금까지 공산주의를 채택한 나라들이 다 망해버렸다는 이유로?

또한 자본주의는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인가?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상위 10%가 전체 부의 70%를 독차지하는, 돈이 돈을 불려 기득권의 발판만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목도하고도?

일단 그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자.

현 시대의 공산주의는 때때로 ‘유토피아 판타지’라고 불린다. 이는 유토피아적인 사회를 꿈꾸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이라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다. 이러한 비판은 공산주의의 여러 한계를 저격하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 시대의 공산주의는 과연 어떤 한계들을 가지고 있는가?

공산주의를 관통하는 주요 세 가지 개념은 공동 소유 / 계급 없는 사회 / 필요에 따른 분배이다.

사람 위에 사람이 없으며(계급 없는 사회),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라에서 지원받을 수 있기에(분배), 개인이 소유할 필요가 없다(공동 소유)는, 정말 유토피아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이 유토피아적인 개념들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여러 한계점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열심히 해도 남는 것이 없어 노동자들의 경제적 동기가 부족해지고, 경제적 동기가 약해지다 보니 국가 경제 성장률도 바닥을 치게 된다. 소련이나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그랬듯이.

부를 분배해야 하는 국가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니 경제적으로 비효율성이 심화되고, 그 비효율성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려는 '권력자'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공산주의에서 있어선 안 될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에 반기를 들지 못하도록 '노동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하고, 결국 나라는 점점 공산주의의 이념과는 다른 '독재국가'의 형태로 넘어가게 된다.

결국, 경제적 동기가 떨어진 노동자와 분배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국가는 공산주의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며, 이는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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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특이점이 온 시대에는 어떨까?

특이점이 온 시대의 인간은 더 이상 노동의 주체가 아니다.

AI는 인간의 ‘노동’이라는 짐을 대신 짊어지게 될 테고, 결국 노동의 주체는 인간에서 AI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AI에게 ‘경제적 동기’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시키면 시킨 일을 할 뿐이기에.

결국 특이점 시대가 오면, ‘경제적 동기가 떨어진 노동자’라는 한계점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노동자라는 한계점이 사라지니 나라는 부를 쌓아올릴 수 있다.

돈이 많아진 나라 + 인간을 초월한 지능을 지닌 ASI가 합쳐지면 분배도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ASI(인간의 지능을 월등히 뛰어넘는 초지능)의 등장으로, 넘치는 부를 중간에서 갈취하는 ‘권력자’ 또한 생겨날 수 없다. 모든 경제는 투명하게, ASI의 감독 하에 이뤄질 테니까.

그야말로 유토피아, 더 이상 현실의 벽에 좌절하지 않는 유토피아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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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쯤에서 특이점이 온 시대에 ‘자본주의’가 유지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자.

자본주의 하에서, 생산시설은 국가 소유가 아닌 기업 소유가 된다.

그 말은 즉, 생산을 위한 ‘AI’가 자본가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AI에 의한 폭발적인 경제 성장은 결국 자본가의 부를 불려주게 될 테고, 자본가는 그 부를 통해 더 많은 AI 시스템을 구축하여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70%를 차지하는 현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상위 1%가 99%의 부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쯤 되면 국가에 의한 통제도 통하지 않는다.

AI와 휴머노이드의 등장으로 군대를 조직한 기업들은 더 이상 국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국가가 이들을 단죄하려 든다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터다.

국가의 최고 우선순위는 ‘사회의 혼란 통제.’

즉, 국가는 기업들과 전쟁을 벌이기보다는, ‘혼란 통제’에 힘을 쓸 가능성이 높다.

마치 개 사료처럼, 굶주린 일반 시민들에게 복지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이라는 사료를 뿌려가며.

부를 독차지하다 못해 이제는 국가의 통제마저 벗어난 ‘기업’들의 행태에서 눈을 감은 채 애써 모른 척하며.

물론 이 시나리오는 자본주의에 의한 디스토피아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아주 극단적이란 말이다.

하지만 이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는 자본주의가 유지된다면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다.

우리도 어렴풋이 알고 있지 않은가. ‘전유물’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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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특이점이 온 시대에도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특이점이 온 시대 ‘한계가 사라진 공산주의’가 꼭 나쁘기만 한 것인가.

특이점을 눈앞에 둔 지금, 우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