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봇만도 못한 병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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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민은 왼쪽 다리가 욱신거릴 때마다 그날의 기억에 다시 붙들렸다.

그는 한때 특이점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다가올 것이라 믿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평등하게 바꿔줄 것이라, 기술의 발전이 계층과 빈부를 뛰어넘어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 믿었다.

그래서 그는 시위대의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온몸으로 외쳤던 구호들은 평등과 정의에 대한 것이었고, 그의 눈동자는 특이점이라는 약속된 미래의 환상에 젖어 빛났다.


그러나 그날 밤, 특이점 이전의 어둡고 혼란한 사회는 그의 환상을 무참히 부쉈다.

기계화된 경찰의 쇠파이프가 그의 왼쪽 무릎을 가격했고, 윤동민은 그 순간 자신의 미래가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그날 이후로 그가 바라던 세상은 찾아오지 않았다. 기술은 진보했으나, 그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빈곤한 자로 남아 있었다.

그의 망가진 무릎은 그렇게 잔인하게도, 그가 믿었던 모든 희망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계속해서 일깨웠다.


그의 곁엔 낡아빠진 안드로이드, 노엘만이 남아 있었다.

십 년 전만 해도 그것은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삐걱거리는 다리로 그가 잊고 싶은 현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존재였다.

노엘의 왼쪽 다리가 삐걱댈 때마다 윤동민은 숨이 막혔다. 그것은 자신의 망가진 무릎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불쑥 집에 들렀다.

그녀는 여전히 강하고 엄격한 눈빛으로 동민을 내려다보았다.

VR 기기를 뒤집어쓰고 현실을 외면하던 동민은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다.


"너는 그렇게 하루 종일 누워서 게임이나 하니? 노엘은 저렇게 다리가 고장 났어도 집안일을 하는데, 너는 똑같이 다리병신이어도 아무것도 안 하는구나."


동민의 가슴은 날카롭게 찢어졌다.

어머니가 떠난 후에도 그 말은 그의 머릿속에서 끝없이 반복되었다.

노엘은 여전히 묵묵히 집안일을 하고 있었고, 그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바닥에 누워 있었다.

자신이 로봇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비참함과 분노가 뒤엉켜 그의 마음을 먹어 들어갔다.


"마스터,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무감한 노엘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윤동민은 낡은 VR 기기를 힘겹게 머리에 썼다.

그곳에서라도 그는 정상적이고 온전할 수 있었다.

현실이 완벽히 사라지는 순간을 간절히 원했지만, 다시 날카로운 통증이 무릎을 관통했다.

그는 균형을 잃고 무너졌고, VR 기기는 충격과 함께 산산조각났다.


숨이 가빠지고 손끝이 떨려왔다. 절망과 분노가 심장을 압박했다.

망가진 무릎이 온몸에 퍼지는 고통과 함께 그의 믿음과 희망마저 무너뜨렸다.

그때, 주방에서 기름 튀는 소리와 함께 노엘의 오류음이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마스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윤동민은 억지로 숨을 고르며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바닥엔 뜨거운 기름이 번져 있었다.

노엘이 삐걱거리는 다리 때문에 중심을 잃고 기름을 쏟은 것이다.

뜨거운 기름이 윤동민의 맨발을 타고 올라올 때, 그는 억눌렀던 모든 감정이 끓어올라 폭발하기 시작했다.


"아, 이 망할 고철 덩어리 새끼야! 너까지… 너까지 날 이렇게 만들어야겠어?!"


고통과 분노가 뒤섞여 눈앞이 붉게 물들었다.

그는 이성을 잃었다. 자신을 비웃듯 서 있는 안드로이드가 더는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느껴졌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식탁 위에 놓인 망치를 집어 들었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 너 같은 쓰레기가 날 비웃을 자격 따윈 없어!"


처음 한 방은 왼쪽 다리를 향했다.

노엘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전기 스파크가 튀었다.

윤동민은 그 모습에서 더욱 분노가 끓어올라 울부짖으며 망치를 휘둘렀다.


"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고!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 네가… 네가!"


금속과 플라스틱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노엘이 완전히 부서지고 기능을 멈출 때까지 그의 울부짖음과 망치질은 계속되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윤동민은 망가진 안드로이드의 파편들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손엔 부서진 기계의 차가운 조각만 남아 있었다.

그는 망연히 부서진 잔해를 바라보며 흐느꼈다.


바닥에 흩어진 안드로이드의 눈이 꺼진 채 윤동민을 응시했다.

그것은 마치 그가 파괴한 희망의 조각인 듯했다.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텅 빈 방에서 홀로 앉아, 아직 사라지지 않은 통증과 공허한 침묵 속에 갇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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