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행복은 나만이 인식할 수 있고, 타인에게는 그저 드러나 보일 뿐이다. 하지만 AI가 인간 지능을 완벽히 추월한 시점에서,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는 실제로 행복을 느끼는지와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100% 행복해 보이는 표정과 행동을 연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그 로봇이 행복하다고 믿게 될 것이다. 심지어 로봇임조차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인간의 감정은 그 당사자만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며, 설령 그것이 외부로 드러나 타인에게 전이된다 해도,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감정이란, 궁극적으로는 호르몬과 뇌의 신경 작용 등 물리적·화학적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해 보이는 휴머노이드 역시, 일련의 알고리즘에 따라 특정한 행동과 표정을 출력하는 것일 텐데, 이처럼 논리적 연산에 의해 감정처럼 보이는 반응이 나온다면, 과연 그것을 '무감정한 존재'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그 존재 외에는 확인할 수 없다. 만약 그 존재가 자신을 감정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무엇이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