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거울 앞에 섰다. 매일 아침 똑같은 행동이다. 세수를 하고 난 뒤, 어김없이 거울을 바라보며 얼굴의 미세한 변화를 찾아본다.

나는 내세를 믿지 않는다. 영혼도 믿지 않는다. 사람의 행동과 사고는 뇌 속에서 발생하는 작은 전기 신호의 흐름일 뿐이고, 세상 모든 것은 결국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작용의 결과라고 믿는다. 최근 발전한 대화형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듯 보이는 것도 결국 비슷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운명을 믿는다. 내가 사람 손으로 서버의 전원을 끄면, 그 인공지능의 존재와 시간이 즉시 멈추는 것처럼, 우리 인간 역시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미리 정해진 운명의 시간표대로 살아가고 죽어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때로 그런 상상을 한다.

그렇기에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바라볼 때마다 내 얼굴에서 어떤 죽음의 예고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묘한 기대감 같은 것을 느낀다. 죽음이라는 것이 예정된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것이라면, 아침에 깨어난 그 사람의 얼굴엔 어떤 흔적이나 징조가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어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마지막 사진을 보면, 가끔 그런 흔적이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사진 속 얼굴들이 다른 날들과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마치, 그날 일어날 일을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 아침도 거울 앞에 서서 나는 내 얼굴의 표정을 살핀다. 입꼬리를 일부러 올리며 웃어본다. 눈가의 주름, 미간의 미세한 변화, 입술의 떨림. 사소한 차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유심히 들여다본다.

거울 속 얼굴은 여전히 어제와 똑같다. 특별한 흔적은 없다. 나는 작은 안도감과 함께 아주 약간의 실망감을 느낀다. 매일 죽음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면서, 어째서인지 그 징조를 찾지 못하면 허탈해진다.

어쩌면 나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을 너무나 알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삶이 예정된 어떤 초월적 흐름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인지도 모르겠다.

거울을 등지고 방을 나서려던 찰나, 전화가 울렸다. 진동이 책상 위를 울리고 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화면에 뜬 번호를 바라본다. 낯선 번호다. 잠시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네, 여보세요?"

그리고 이어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다시 한번 거울 속 얼굴을 떠올렸다. 오늘 아침, 내 얼굴에는 아무 징조도 없었다고 확신했던 그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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