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가 매우 악의에 차 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현실에 거의 영향을 줄 수 없는데,
나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생각함.

내가 잘 먹고 살기 위해서 닭 잡아줄 사람, 쌀 공급할 사람,
사람들이 아주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나아가 사람이 많으면 인재도 많아지고, 국가의 문화적 역량도 늘어나지.
'나 없으면 너의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될 걸?'의 논리로 인권이 유지된다 생각함.
물론 끔찍함에 대한 혐오의 정서도 있지만.

아직 우리는 자신의 쓸모가 사라진 세상을 살아보지 못했어.
아무리 직장 일이 힘들다 해도, 공부가 힘들다 해도
누군가에게 쓰여질 수 있었다고.

하지만 특이점 이후에는 자신의 효용 가치가 사라져
자신의 존재 이유가 Floating(시스템의 안정성이 없는 상태) 된다는거야.

나를 포함해서, 웬만하면 사람들의 공동 선을 지향하겠지만
누군가 악의적인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를 저지할 명분이 지금보다 훨씬 약해진다는거지.

누가 악인지도 모호해지고.
잘 먹고 살 수 있는데, 좁은 컨테이너에 가두는 게 악일까? 모를 일이야.

그래서 내 생각은, 특이점 이후에도 유지될 가치의 확립이 중요하다 생각해.
문화와 인문학을 발전시키는 체제로 나아가던가
아니면 착취되는 국가들에 복지를 해서 인권을 인류 보통의 가치로 만들던가
사실 둘 다 마뜩찮긴 한데, 아무튼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