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게 없다는 건 매우 따분한 일이야.

돈은 어느 정도 벌어놓고 집에서 하루종일 놀면서 지내는데

삶의 감흥이 점점 사라져감.

모든 생리적 욕구를 최소한으로 해결하고
그래도 심심하면 영화보고 게임하고 웹툰보고
그래도 심심해서 논문 읽는데

특이점이 올 걸 상정하다보니까 성취에 대한 욕망이 사그라들었어.
예전에는 '이 일은 영원히 남을거야/도움이 될거야' 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했었는데
특이점이 오면 나보다 AGI가 뭐든 잘 할거 아니야.

내가 영원히 남아있을 무언가를 성취할 일은 남아있지 않을 거잖아.

특이점 이후에도 지금이랑 똑같은 삶을 살겠지?
성취는 게임에서나 있는거고, 뭔가를 배우면 뭔가는 내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BCI랑 메타버스가 생겨도 한계가 늘어날 뿐이지 본질은 바뀌지 않을거잖아.

게임 하면서도 도전과제 깰 때는 재밌다가
'이 도전과제도 누군가는 이미 깼겠지?' 생각하면 재미 없어지고
가끔 게임 잘못 지워서 다 날려먹기도 하고.

영원한게 없다는 데에서 느끼는 허망함인 것 같은데
나중에 뇌를 개조한다고 해도 그게 나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특붕이들의 욕망을 듣고싶어.
그러다보면 뭔가 재미를 찾지 않을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