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방구석 폐인 1개국어 화자도 제3세계 언어로 쓰여진 책을 원서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번역본 안 내주면 그냥 손가락이나 빨고 있어야 했다.


체호프가 뒤진지 120년이 지났는데 아직 우리나라엔 체호프 전집이 없다.

왜냐? 그 양반이 생전에 글을 너무 많이 써재껴서 그렇다.

그럼 나같은 놈들은 그냥 '아 그렇구나. 아쉽네 ㅋ' 하고 손가락이나 빨았다.


지금은 러시아 사이트 들어가서 체호프 글 아무거나 번역시켜서 읽으면 된다.


이건 예전에 구글 번역기 쓸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네이버 papago 나왔을 때 난 탄성을 질렀었다. 물론 이놈도 한계가 명백했다.


11년 전 일이 떠오른다. 그때 고딩이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진 몰라도 외국어 원서 하나를 아마존에서 주문한 적 있었다. 책값 1만원 정도에 배송비가 4만원 정도였나.


문제는 학구열에 비해 내 영어실력이 매우 병신이었다는 점에 있었다.

한 페이지마다 모르는 단어를 연필로 긋고 일일이 네이버 사전에 검색했다. 페이지마다 최소 10개는 그었다.


그렇게 해서 5페이지 정도 읽다가 숙어 나오길래 gg 치고 방구석에 처박아뒀다.


근데 얼마전에 보니까 인터넷 아카이브에 그 책이 있더라. 무료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어떤 정성넘치는 인간이 페이지 하나하나를 촬영해서 pdf 파일로 올려놨더라고.


바로 구글렌즈 켜고 한 페이지씩 ocr 따서 제미니한테 번역 돌렸다.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읽다보니 중간엔 지루해서 야갤 문체로 번역해달라 했는데 진짜 존나 웃기더라. 밤새가면서 읽은듯.


지금은 터키어로 된 책 읽고 있다... 야갤 문체로... 상상이 가냐? 이건 ㄹㅇ 혁명임.


agi가 언제 올진 모르지만 적어도 나같이 읽는 거 좋아하는 인간들은 이런식으로 언어 문제 때문에 못 읽었던 읽을거리나 찾아 읽다보면 시간도 잘 가고 발전 체감도 잘 가고 좋을 것 같다.


혹시 솔깃하는 갤럼들은 인터넷 아카이브랑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같은 사이트들을 추천한다. 컨텍 길이 긴 제미나이랑 궁합 ㅆㅅㅌ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