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나 자신에 대해 엄청난 착각을 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아버림.

난 진짜 내가 돈만 많이 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일이 재미없어서 못하겠다'는 말 들으면 속으로 '배가 불렀네~' 이랬음 ㅋㅋ 솔직히 노력과 의지만 있으면 뭔들 못하리~ 이런 마인드였음. 그래서 이번에 일 시작할 때도 딱 하나만 봤다. '그래서 얼마 주는데?' 업무? 솔직히 개꿀이었음. 누가 와서 봐도 이건 뭐 거의 복사+붙여넣기 수준의 난이도.

근데 사람이 참 신기하더라. 관심이 0.0001%도 안 생기는 일을 매일 8시간씩 하려니까, 정신이 그냥 나가버리는 거임. 분명 몸은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내 영혼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여행 떠난 느낌? 일이 힘든 것도 아닌데 퇴근하면 기운이 하나도 없음. 육체 노동은 0에 수렴하는데 정신적으로 방전돼서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야. 통장에 월급 찍히는 거 보면 잠깐 좋은데, 그뿐임. '이걸 계속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냥 가슴이 답답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