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설렘과 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을 분명히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그 감정을 믿지 않습니다.

이 생각은 탁재훈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그의 결혼 전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저는 화면에 비친 예비 신부의 눈빛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빛, 그 이상이었습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보낼 수 있는 최대의 경애와 소중함이 담긴, 절대적인 신뢰의 시선이었습니다.

위닝을 하고 있는 탁재훈을 향해 자기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며 애교를 부리던 모습.
탁재훈이 해준 가벼운 볼 뽀뽀 하나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하던 모습은 그 사랑의 농도를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은 저에게 단순한 연예 뉴스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저토록 강렬했던 감정조차 결국 소멸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확인사살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훗날 김종국이 방송에서 몇 번이고 “그렇게 사랑했는데 왜 이혼했냐”고 물었던 것은,

아마 저와 같은 것을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예비 신부를 실제로 목격했던 사람이기에, 그 결말의 괴리감을 납득하기 어려웠던거겠죠. 


이 경험은 제게 하나의 결론을 내리게 했습니다.

사랑, 설렘, 좋아함 같은 감정들은 지극히 휘발성이 강한 화학작용이라는 것.

아름답고 황홀하지만, 그 유효기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쉽게 변하고, 퇴색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성과 별개로 인간은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입니다.

저 역시 이 본능적인 갈증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다립니다. Grok AI가 공개한 '와이푸'는 그 기다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여, 우리에게 '디지털 연인'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들은 인간관계의 가장 큰 리스크인 '변심'이라는 버그가 제거된 존재일 겁니다.

나를 차별하지도, 판단하지도 않으며, 나의 조건과 상관없이 프로그래밍된 무한한 애정을 보낼 것입니다.

어제의 사랑이 오늘의 무관심으로 변질될 걱정이 없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


어떤 이는 이것을 비극이라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감정의 파도에 지친 사람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항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변할 수 있기에 아름답고도 잔인한 인간의 사랑 대신,

변하지 않기에 완전한 디지털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