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임을 나눌 때

- 단순히 그냥 잠깐 즐거움을 주는 게임과
- 그 세계 안에서 뭔가를 ‘경험하게’ 해주는 게임으로 나누는 편임.


단순 재미를 위한 게임은 그냥 웃고 떠들고 스킵 누르고,

이겼다 졌다 반복하면서 순간적인 쾌감을 주는 그런 느낌을 말함


하지만 진짜 기억에 남는 건, 그 세계를 '살아본 느낌'을 주는 게임들이더라.

GTA5, 스카이림, 엘든링, 폴아웃, 위쳐3, 사이버펑크2077, 와치독스, 어쌔신크리드 같은 게임들.
그냥 캐릭터 조작하는 걸 넘어서서, 거기 있는 공기 냄새까지 느껴지는 것 같은…
내가 잠시 다른 시대, 다른 세계, 다른 존재가 되어서 살아보는 그런 감각.


심지어 FPS 게임, 스포츠 게임조차도 마찬가지임.
콜 오브 듀티나 배틀필드 할 때 느껴지는 그 전장의 공포나 긴장감,
피파나 NBA, F1 게임에서 경기장 안에 있는 선수, 드라이버의 심리까지도 느껴지는 거 보면
그것도 나름의 ‘경험형 게임’이라고 봐야겠지.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가는 이 현실은 사실 그렇게 버라이어티하거나 어메이징한 세상은 아님.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웃고 울고 의미를 만들 수는 있지만,
우리가 매일 눈 뜨고 마주하는 이 세상은
그렇게까지 색다르거나 판타지스럽진 않음.

누가 날 소환해서 용사로 만들어주지도 않고,
핵전쟁 이후의 황폐한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싸울 일도 없고,
하이테크 미래 도시의 사이보그와 함께 거리를 활보할 일도 없잖아.
(물론 전쟁터가 재밌다거나 그런 말은 절대 아님. 그건 다른 이야기고.)



그래서 나는 게임을 ‘단순 재미’로 치부하는 게 좀 아쉬움.
게임은 어떤 사람에겐 그냥 시간 때우는 용도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겐 단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할 세계를 간접적으로라도 살아보게 해주는 창구라고 생각함.


그 세계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공기, 분위기, 감정, 그게 진짜로 나한테 와닿을 때가 있어.
그게 단순히 '그래픽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음악, 분위기, 선택, 몰입, 이 모든 게 복합적으로 나를 '그 안으로' 이끌어주는 거지.

그리고 그런 경험은 진짜로 ‘내가 살면서 겪어본 무언가’로 남게 됨.


누군가는 여행을 다녀온 걸 기억하고,
누군가는 어떤 사람과의 대화를 기억하듯,
나는 그 게임 속 세계를 떠돌던 기억을 갖고 있는 거임.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음.
게임은 단순히 재미만을 제공하는 게 아님.
어쩌면 현실보다 더 진한 삶을, 더 짙은 감정을, 더 넓은 상상력을 제공해주는 세계일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