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부족함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동력임


자기가 한참 모자라고 부족한 삶을 살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산다는 거야말로 재부와 계급, 외모권력의 부재와 더불어서 정보에서조차 소외된, 정보거지라는 뜻이지


인터넷 혁명이전의 과거의 비기득권층, 피지배계층, 소외계층은 사유재산의 측면에서도, 계급, 계층의 측면에서도 외모와 같은 매력자산, 인적 관계적 자본의 측면에서도 거렁뱅이였을 뿐 아니라 자기가 사회전체에 대비해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도 빈한한 정보 거렁뱅이였던것


이 시대를 '부족하지만 부족한 걸 모르고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자위한다면 그거야 말로 우스꽝스러운 얘기가 됨 그 때 사람들도 자기가 부족하고 불행한 걸 알았어 다만 스스로가 겪는 불행의 수준이 얼마나 일반적인지, 혹은 얼마나 특수한 것인지 몰랐고 어떻게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야할지 몰랐을 뿐이다.


00년대의 PC시대, 10년대의 모바일시대를 거치면서 이 계급-재산-매력 거지들이 자신의 계층성에 대해서 불투명하게만 알고 있던 정보거지의 상태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된 것이고 자신의 계급, 계층성을 어떤 의미로든 '자각'하게 된 것


과거와 달리 재산수준이나 사회 계층 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미시적인 차원이 고도로 정치화되는 것또한 그때문임

페미니즘이니 LGBT운동 BLM이니 하는 것도 인터넷이 이렇게 널리 사용되지 못했으면 과거에 그랬듯이 사회운동가나 극단주의자 일부가 주도하는 운동, 민중폭동에 불과했을 터인데 이런 운동들이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관심을 끌여들인 것도, 이념적인 무기를 철저히 갖춤과 동시에 실천적 차원으로서도 체모를 갖춘 운동으로 끌어올려진 것도 인터넷의 발전 덕분이었고


인터넷은 또한 인셀이니 MGTOW, 큐아넌 같은 과거에는 어떤 사람의 '정치성'을 구성하는 하나의 주의 이념으로서 결코 결집력이 없었던 사상을 중심으로도 사람들이 모이고 목소리 높이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음 '특붕이' 같은 정체성도 인터넷이 없었으면 생길 수 없거나 범위와 영향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정체성임

뉴미디어와 소셜미디어는 기존에 존재하던 정보격차를 현격히 줄였고 그것만으로도 본인의 역할을 다했음


 왜 소위말하는 젠지세대가 전세계적으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가? 아직 본격적인 사회진출을 하지 않은 어린 세대라서? 그것은 반만 맞는 대답임

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전쟁터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심지어 방글라나 인도 같은 국가들조차) 인구대체출산율 아래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가? 왜 극좌와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 늘어나고 중도, 중도좌파, 중도우파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가? 왜 전세계적으로 기성종교 위주로 탈종교흐름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극단주의 종교나 사이비 종교의 위세는 줄지 않는가? "가짜뉴스의 영향력"이나 "교육수준의 상승"은 오직 지엽적인 답만을 제공할 뿐임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개인주의화, 극단화, 감각적이고 향락적 문화에 더욱 경도 되는 것은 교육수준의 영향과 더불어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는 것


인류애나 사회정의, 애국같은 추상적 가치보다는 

자신을 억압하는 체제에 복무하고자 하지 않는 마음과 자신의 행복을 보장하는 체제는 목숨걸고 사수하겠다는 생각이 우선하게 되고 

앞서 말한 추상적 가치(인류애, 사회정의, 애국 등등)은 이런 이기적, 위아주의적인 마음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는 구실이나 빌미가 될 뿐 20세기와 달리 정말 진정성있게 추구할만한 가치는 아니게 됨


사람들이 계속해서 허기와 외로움, 소외감, 박탈감,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은 과거인들은 응당 느꼈어야 했지만 모르고 살았던 것을 현대인들은 비로소 느끼는 것임


특이점에 대한 전망과 기술발전이 수확가속 법칙이 표면화된 20년대 이후의 시대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항상 반대로 흘러갔던, 실제현실세계 및 반도체공학과 정보기술사이의 영향력이 처음으로 반대로 작용하기도 하는 시기임


과거에는 하드웨어의 발전이 정보기술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이제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자연과학과 공학의 발전을 이끌고 발전된 공학은 보다 높은 연산력을 제공함으로써 더 강력한 소프트웨어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재귀적 발전의 초석이 다져지는 시기임


정보거지이자 계급, 재산, 인적자본 거지였던 과거의 소외계층들이


00~10년대에 정보거지 상태를 벗어났고


이제 20년대 이후 십수년간은 특이점을 코앞에 마주한 과도기로서 기존의 소외계층들도 인적, 매력자본이나 소비 가능한 재화의 수준과 양, 계급적 지위 등에 있어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전반적으로 소외상태를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


정보거지 상태는 벗어났으나 다른 방향에서는 여전히 거지에 불과한 소외계층들이 인터넷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아우성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인데 

그런 목소리들 자체가 ai시장의 잠재적인 수요가 되기 때문에 ai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투자 수준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