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다'라는 말을 들으면,


의경 시절, 평택 미군 기지 건설 반대 시위를 막으러 다니던 때가 기억남.



시위 규모가 워낙 크고 격렬했던 터라,


전국의 전경, 의경들이 동원되었고,


갈대처럼 연약한 지방의 우리 중대도 동원이 되었음.



며칠동안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이리저리 불려다니다가,


어느날은 급하게 이동하느라,


어느 밭을 군홧발로 밞으며 지나가는 일이 있었음.



그 때 저멀리 그 밭의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큰소리로 우리를 향해 


'그래, 싹다 밞아라' 라며, 화를 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포자기의 느낌도 실려있는 샤우팅을 외치셨음.




어렸던 우리는 할머니의 마음도 모른채 웃으면서,


할머니가 말한 '싹다'가 


밭에 돋아난 새싹들인 '(새)싹(을) 다' 를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면 전부를 의미하는 '(새싹들) 싹다'를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음.




어쨌든 평택에 끌려와서 개고생했던 우리도 비극이었지만,


전쟁터 같던 평택에서 자신의 밭이 무참히 짓밟힘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할머니도 비극이었던 그 때가 떠오름.




어쩌면 제프리 힌튼 형님이 그 때 그 할머니 심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전쟁터 같던 상황속에서 경찰들이 자신의 밭을 짓밟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던 것 처럼,


할머니의 자포자기의 심정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싹다 가속시켜라. 가속 시키면 안되 것 까지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