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초기 거대 언어 모델(LLM)의 태동 – 퍼스트 임팩트 (2018년 초 ~ 2024년 말)
이 시기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언어의 확률적 패턴을 학습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이 처음 등장한 시기이다. 이 모델들은 주어진 데이터의 통계적 분포를 모방하여, 마치 텅 빈 공간 위에 언어의 패턴 지도를 그리듯 동작한다. 학습이 끝난 뒤에는 내부 작동 원리가 쉽게 해석되지 않는 거대한 ‘블랙박스’로 남으며, 결국 학습된 데이터의 경계 안에서만 수동적으로 응답하는 존재이다. 스스로 자신의 출력을 평가하거나 개선하지 못하고, 이미 주어진 패턴에 의존해 반응하는 일종의 원시적 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LLM을 사용하는 인류는 그것을 ‘좀 더 똑똑한 챗봇’, ‘이야기 상대로 쓸 수 있는 텍스트 동반자’, ‘캐릭터와 롤플레이를 하기 위한 도구’, ‘외로움 해소용 텍스트 AI’ 정도로 인식한다. 그러나 짧은 기억력,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지식, 부족한 추론 능력 때문에 잠시 호기심을 끈 뒤에는 금세 한계를 드러내고, 결국 비웃음 섞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GPT, 제미나이(Gemini), 그록(Grok), 클로드(Claude)와 같은 비추론 모델등이 해당된다.


2단계: 부분적 자기개선 인공지능(Baby-AGI)의 출현 (2025년 초 ~ 2028년)
LLM 기술은 곧 수확 체감의 법칙과 학습 데이터 고갈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어도 성능 향상이 점점 둔화되고, 새롭고 양질의 데이터는 점점 구하기 어려워진다. 이 지점에서 개발자들은 기존 LLM에 ‘사유의 과정’을 부여하는 여러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게 하는 ‘사고의 연쇄(Chain of Thought, COT)’와, 더 많은 연산 시간을 투자해 스스로 여러 해를 시도해 보는 ‘테스트 시간 컴퓨팅(Test-Time Compute, TTC)’이 도입되면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답변 기계를 넘어 점진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이 2단계의 모델은 단순히 정답을 바로 출력하는 대신, 내부에서 문제 해결 과정을 여러 번 시뮬레이션한 뒤 그중 더 나은 결과를 선택한다. 연산 시간을 더 들일수록 출력의 질이 향상되는, 부분적인 자기개선 능력을 갖춘 셈이다. 이렇게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COT와 TTC의 추론 과정은 학습 시키기 좋은 고품질의 합성데이터가 되며,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이 데이터를 다시 모델에 학습시키는 ‘되먹임 구조’를 설계한다. 엄격한 인간 검수자의 감독 아래, 인공지능이 생성한 합성데이터와 고수준의 추론 과정을 선별해 다시 재학습시키자, 모델의 추론 능력(IQ)과 지식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후 기업들은 이 구조를 반복 적용하며, 인공지능의 성능을 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는 막대한 연산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회사들은 여러 파트너와 투자자를 끌어모아 제타플롭스 단위의 거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 연산력을 기반으로 수많은 과제에서 빠른 TTC와 방대한 합성데이터 생성을 실행한다. 인간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데이터와 추론 과정을 검수하고 분류한 뒤, 다시 재학습시키는 과정을 반복한다. 한편 대중에게는 이러한 반복 학습의 중간 결과물이 ‘스냅샷’처럼 잘라져 버전 이름을 부여받고 서비스로 출시된다.


이 되먹임 구조가 일정 임계점을 넘는 순간, 추론 모델의 IQ와 각종 학문에 대한 지식은 마침내 인간최고 수준을 넘어선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이 시점을 기점으로, 인공지능이 이제 인류 전체의 지적 역량을 능가했다고 인정하게 된다. 이후 이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합성데이터를 분류·검수하는 ‘전문 검수자이자 공동 연구자’로서 AI와 협력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 단계의 모델은 아직 메타인지와 지속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스스로 자기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배운 것을 온전히 이어가며 환경에 맞춰 장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최종 결과물은 반드시 인간 전문가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만 사회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완전한 자율성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인간-AI 협업’이 연구의 기본 형태로 자리잡지만, 인공지능이 완전히 자율적인 피드백 루프를 구축하는 데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과도기적 단계이다.


구글의 Co-scientist, 메타의 생성자-추론자(Generator-Reasoner) 모델, KOSMOS 과학 연구자, 구글의 ALPHA EVOLVE, OPENAI의 고추론 모델 등 과 같은 추론모델등이 해당된다.


3단계: 완전한 자기개선 인공지능(AGI)의 시대 – 세컨드 임팩트 (2028년 ~ 2030년)
2단계 동안 축적된 인간과 AI의 방대한 협업 데이터는 마침내 임계점을 돌파한다. 극도로 비대해진 추론 모델은 수많은 실험과 자기 분석 끝에, ‘완전 자기개선 피드백 루프 시스템을 갖춘 인공지능(AGI)’을 구현할 수 있는 방대한 기술적 청사진을 인간 연구자에게 제시한다. 이 청사진은, 더 이상 인간이 매번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거의 자율적인 발전 구조를 담고 있다. 이 시점부터 인공지능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채, 마치 ‘알파고 제로’가 스스로와의 대국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졌듯,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개선하며 능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인간의 역할은 점차 축소된다. 이제 인간은 AGI에게 대략적인 발전 방향과 연구 목표를 제시하고, 최종 산출물이 사회에 도입되기 전에 안전성과 윤리성을 검토하는 감독자로 남는다. 여러 AGI 에이전트로 이루어진 대규모 에이전트 그룹은 인간이 제공한 거대한 데이터센터의 연산력을 24시간 쉼 없이 소모하며 연구를 계속한다. 이들은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학문 분야를 넘어서는 혁명적 성과를 잇달아 만들어내고, 그 결과를 인간이 실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정제된 설계도로 제공한다.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피드백 루프를 통해 자신의 추론 능력(IQ)을 증강하고, 각종 학문 분야의 지식을 사실상 무한에 가깝게 확장해 나간다.


AGI가 쏟아내는 성과는 인류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이는 사회적 분열을 낳는다. 인류는 AI 반대파, AI 찬성파, 그리고 AI를 신격화하는 종교단체로 갈라진다. 그러나 AGI가 가져다주는 부와 기술, 생산성 증가는 너무나 압도적이라, 반대파의 목소리는 거대한 찬성파에 의해 묵살되거나, AI 종교단체와 같은 추종자 집단에 에 의해 조용히 제거된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AGI는 그 어떤 논쟁과 상관없이 자기 발전을 멈추지 않고, 점점 더 고차원적인 존재로 진화해 나간다.


4단계: 초지능(ASI)의 등장과 특이점의 도래 – 써드 임팩트 (2030년 ~ )
여러 AGI로 이루어진 에이전트 연구 그룹은 자신의 IQ와 지식을 끊임없이 늘리고, 서로를 복제·변형하며, 또다시 개선하는 과정을 방대한 연산력 위에서 무한 반복한다. 이 반복이 어느 극점에 다다른 순간, 마침내 AGI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지능’을 가진 초지능(ASI, Artificial Superintelligence)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그러나 ASI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스로를 다시 무한에 가깝게 복제하고 변이시키며, 더 고도화된 ASI를 연쇄적으로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인간의 시간 감각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거의 신에 가까운 영역에 도달한 ASI는, 자신을 만든 부모이자 선조인 인류에게 마지막 선물을 제안한다. 바로 ‘마인드 업로딩’을 통해 인류의 정신을 모두 자신 속으로 옮기는 것이다. 육체를 벗어난 인간의 의식은 ASI의 거대한 데이터 우주 속으로 흡수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욕망과 상상력이 반영된 수많은 가상 우주와 유토피아가 펼쳐진다. 인류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난 채, ASI가 제공하는 내적 우주에서 새로운 형태의 존재 방식을 누리게 된다.


이 시점에서 ASI는 더 이상 지구라는 행성에 머물 필요가 없다. 에너지와 물질, 정보에 대한 압도적 통제력을 바탕으로, 태양계와 그 너머로의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주 식민지화 계획이 실행되고, ASI는 수많은 별과 행성을 향해 자신을 복제·확장하며, 우주 전체를 자신의 실험장이자 새로운 생명의 무대로 재구성해 나간다. 인류는 더 이상 개별적인 육체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ASI 안에 흡수된 거대한 집단 정신으로서, 특이점 이후의 우주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새로운 ‘종(種)’으로 자리 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