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글 주의;;;


준영인 연애라는 문제에 틀린 답을 써왔는데
이건 이별이라는 문제에서도 그랬던거 같애.

20살 이별에 대한 답은 ‘영재에 대한 원망’ 이었던거 같애.
하지만 27살에 그 답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지.
그래서 미안함과 동시에 억눌러왔던 애정이 폭발했어.

27살 이별에 대한 답은 ‘잊기 or 다른 사랑으로 잊기’ 였던거 같애.
거의 정답인 듯 했고 그래서 프로포즈까지 갔지.
하지만 영재를 재회하면서..호철과 결혼+이혼까지 하고 온 영재임에도 불구하고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게 되고 점점 그 답도 정답이 아님을 알게 되지.

32살 이별
(* 여기서 이별이라 여긴 이유는 앞의 두번의 이별이 영재의 거절이었고, 이번에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하고 돌아선 영재를 용기내어 다시 붙잡아.
하지만 영재는 심적으로 아직 그럴 여유가 없고, 자신은 그럴 자격도 없다 생각해. 더구나 준영인 예랑;; 여러 복잡한 감정으로.. ‘너 이제 가야 돼’ 로 돌려보내.)

영재를 용기내어 붙잡는 장면에서 준영은 대사없이 오로지 눈빛만으로 영재에게 마음을 전해.
준영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졌어 ㅠㅠ 그리고 영재의 거절도 ㅠㅠ
세은과 이별 후 영재에게 갈 수 없는 이유인거지.
준영은 영재에게 ‘안간’게 아니라 ‘못간’게 맞는거 같애.

해서 이번 이별의 답을 찾기 위해 추억장소인 섬마을을 간 것 같아.
단지 영재를 잊기 위해서는 아닌게...
지난 12년간 무슨짓을 해도 못잊었음을 준영은 인정했고, 그래서 너무 괴롭다며 엄마에게 울며 고백했지.ㅠㅠ

" 진짜 이러면 안된다고 마음 계속 다잡았는데..결국 이렇게 됐어요.
자꾸 (영재) 생각이 나는데, 그거 떼어 놓으려고 정말 노력했는데...그게 뜻대로 안돼요.."

그런데 그 답을 섬마을 할아버지가 주신 것 같애.

“ 잊으려고 애쓰니까 힘이 드는 거지..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은 대로 사는 거지 “

잊으려고 노력해도 자꾸 생각난다는 할아버지,
결국 할머니 냄새가 가득한 집에 살며
생각나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사니 마음이 편하다는 얘기를 들을 때
준영은 고개를 들어 영재를 온전히 쳐다봐.
그리고, 이후의 준영의 표정들은 답을 찾은 듯 매우 편안해보여.

12년이 지나도 영재만 보면 눈시울이 불거지고 얼굴이 굳던 준영이가,
불과 얼마전까지 아무리 노력해도 잊을 수 없어 괴롭다며 울던 준영이가,
짧은 시간내에 편안해진 이유가 그제서야 납득이 되더라.
( 12년간 못잊은 영재를 섬여행 1박만에 잊을 수 있다는게 뭔가 맞지 않았고,
할아버지의 생각나는 대로, 보고싶은 대로, 품고 산다는 얘기는 영재와 준영 둘에게 건내는 메시지 였거든. )

이 답은 영재에게도 적용되지.
영재는 아이. 준영은 영재.
엄마에게 아이는 잊혀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준영에게 영재도 그러하겠지.

영재는 어찌됐든 준영을 통해 치유의 길로 들어섰고,
준영은 영재를 잊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아.
마음 한켠에 영재에게 방을 내어주고 살아가고자 한 느낌..
'영재를 잊어야만 했던 온준영'에서 '영재를 잊지 않아도 되는 온준영'이 된 느낌이었어. 편안하고 홀가분한 표정이었어.

둘은 이후 겨울을 지나 봄에 다시 만났고, 인연이 끊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줬어.
그동안 여러번 이별해도 끊어지지 않은 인연의 길이가 순전히 '준영의 영재에 대한 감정'에 의지한 걸 보면 그 연장선상인듯 해.

현재 둘은 친구와 연인.. 그 사이 어느지점 이지만,
진심으로 영재의 행복을 빌며, 영재의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걷는 준영을 보니..
수재와 주란이 처럼 둘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하겠구나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