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2b48068f151ed86e4408277738d8798399e2b4aabed739f451a1258



뮌헨 협정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도 절찬리에 사용되고 있는 비유다. 사악한 독재 세력을 조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이 찾아온다는 논리다. 뮌헨 비유는 냉전기에도 미국이 도미노 이론을 운운하며 베트남 전쟁에 무리하게 참전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물론, 도미노는 미군이 철군한 후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냉전의 종식은 오히려 뮌헨 비유가 더 자주 나오게 만들었다. 네오콘들은 모든 사안에서 뮌헨을 운운하였는데, 심지어 미국이 시작한 이라크 전쟁과 카다피 축출때도 뮌헨을 거론했다. 이 뮌헨 비유는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불가능한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쓰이는데, 이들과 군사 충돌을 벌이진 못해도 비타협적인 초강경 압박 정책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네오콘들은 완전한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아닌 결과는 제2의 뮌헨 협정이 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뮌헨 비유는 궁극적으로 잘못되었다. 당시 히틀러는 현상 유지를 부수고 막대한 영토를 획득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했다. 설령 뮌헨 협정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강경하게 나갔더라도 해도, 히틀러는 작전을 바꿀 뿐 언젠가는 강대국 간의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었다. 전쟁을 미룰 수는 있어도 억제할 수는 없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에겐 전쟁을 막는다는 선택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구 소련, 지금의 중국과 러시아는 히틀러처럼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아니다. 소련은 냉전의 현상 유지에 만족하였으며 시대와 사안에 따라 미국과 오히려 협력하는데 적극적인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의 중러 역시 비록 현상 유지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싶어하지만, 그 과정에서 강대국 간 대규모 전쟁을 원하거나, 자신들을 패권국 지위로 만들고 싶어하거나, 현재 국제 질서 자체를 무너뜨리려고 하진 않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건 나토 국가들을 침략하는 대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소련 지역에 대한 서방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서였다. 러시아의 입장에선 공격전이 아니라 방어전인 셈이다.


결국 뮌헨 비유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당대의 현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적국들의 전략적 목표 역시 왜곡하고 있고, 그 적국들을 모든 상황에서 압박하고 적대시하라고 강요하기에 오히려 뮌헨 비유가 경고하는 강대국간 군사 충돌이 일어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단순하면서도 위험한 비유는 그만두어야 한다.









저번에 소개드린 퀸시 연구소에서 괜찮은 칼럼이 보여서 가져왔습니다. 확실히 모든 순간마다 체임벌린 타령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치긴 하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