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기한다.
이번 12·3 계엄은, ‘윤석열과 그 일당이 주도했고 그 군사계엄을 합리화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몸통이고, 한반도를 전면전 또는 최소한 국지전으로 몰아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전쟁 또는 준전시 상황을 수월히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국내 통치 수단으로 구축하려 한 것’이다.
개연성이 꽤 높다고 생각한다. 상당한 사실에 기초한 추론이다. 그러나 설명이 안 되는 빈구석이 듬성듬성 있고 틀릴 가능성도 꽤 높다. 그래서 가설이다. 앞으로의 사건 전개 그리고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에 따라 옳고 그름이 확인될 것이다.
가설 형태로 공개한다. 만약 사실이고, 그런데 한국 노동인민이 그것을 대비하지 못하고 상황을 맞는다면,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이 아닐 경우, 필요 이상의 걱정을 하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손실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거
이러한 가설을 제기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3~24년 사이, 미군을 정점으로 하는 남한 군부는 북한을 상대로 전면전 또는 국지전을 유도하는 듯한 위험한 군사도발을 반복했다. 북한 오물 풍선의 원점 타격 계획, 24년 10월 3차례나 있었던 평양 침투 무인기, 2024년 6월 9월 11월 도발적인 NLL 사격 훈련 등
둘째, 윤석열과 그 일당은 알려진 대로 매우 비과학적이며, 충동적 성정을 지닌 인물이며 집단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전국적이며 장기적이며 내밀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한 지도부가 되기 어렵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도발과 계엄에 수방사, 방첩사, 정보사, 특전사, 공수부대, 기갑부대 등 정예부대 대부분이 참여했다. 12·3 계엄 실패 이후 승승장구하던 계엄 참여 장성들의 삶은 급전직하 파탄났다. 군 장성이라는 명예와 연금으로 보장된 미래는 거품처럼 사라졌다. 그들은 엘리트들이다. 그 엘리트들이 임기가 2년여 남은 충동적 몽상가를 믿고 자기 인생을 건 도박에 대거 참여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넷째, 계엄 이전까지 남한 국내의 경제 · 정치 · 사회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였다. 계엄을 실행할 ‘국내적’ 요인은 아주 희박했다. 그래서, 몇 달 전부터 계엄 경고가 있었지만, 그 긴박한 경고는 과민한 헛소리로 취급될 정도였다.
다섯째, 미국은 대통령실을 도 · 감청할 정도로 촘촘한 정보력 그리고 남한 군사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그 미국이 1년이 넘도록 진행된 군사도발과 계엄 사태를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군사도발과 계엄을 멈춰세우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북에 대한 군사도발과 남한의 계엄의 주역은 윤석열 일당이 아니라, 미국일 가능성이 높고 그 동기는 한국 내부가 아니라 ‘국제적’인 것’이라고 우리는 추측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한반도를 전쟁상황으로 내몰려고 할까?
그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 조금 긴 설명이 필요하다.
제국주의 초과 착취 체제
미국은 제국주의 자본주의 세계 체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 1차, 2차 대전 이후 최강대국이 된 미국은 세계를 하나의 체스판처럼 전체적으로 내려다보며 운영한다.
세계 모든 곳에 흡혈관을 꽂고 초과이윤을 빨아들이는 미제국주의 금융자본은 그 이윤의 안정화와 확대를 위해 막대한 정보망과 군사조직을 운영한다.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 모든 대륙 80개 나라에 미군 기지가 있고, 군사훈련에 미군이 매년 참여하는 나라는 170개나 된다. 더불어, 각종 정보기구와 비정부기관 교육기관 등을 이용하여 현지의 정치 경제 군사 엘리트를 양성하고 포섭하여, 제국주의 수탈 체제에 대한 토착 매판세력을 구축한다.
반제 저항과 저항의 축: 중국과 러시아
그러나, 초과이윤 수취는 초과 착취와 초과 억압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억압에는 항상 저항이 뒤따른다. 기존 식민지에서 노동인민의 저항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한편, 이란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정치적으로는 독립 상태인 반(半)식민지 나라들 그리고 북한 중국 쿠바 베트남 벨라루스 등 사적소유를 철폐한 나라들과 제국주의는 갈등 관계에 있다. 그 나라들은 제국주의 세계 질서 확대의 대상이며, 또한, 그 확대를 방해하는 저항의 축이기 때문이다.
소련과 동유럽의 붕괴 이후 최근 몇십 년 동안, 그 저항의 중심에 러시아와 중국이 있었다. 미제는 러시아 중국과 세계 곳곳에서 충돌한다. 그리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국내와 국외 안팎에서 괴롭히고 흔드는 것이 미제의 중심 전략이다.
패전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갈등의 최전선 중 하나이다. 2014년 유로마이단 쿠데타로 우크라이나에 친미 정권을 수립하며 미제 중심 나토는 더욱 동진(東進)했다. 드디어 러시아의 국경에 다다랐다. 2014년 독립한 돈바스 지역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도발한 끝에 2022년, 러시아를 결국 전쟁으로 끌어들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회주의 그리고 노동계급, 2023)
그러나 승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나토 제국주의 국가들 그리고 일본까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전쟁을 수행했지만, 전쟁에서 이기기는커녕 패배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1년 8월에 이미, 20년 동안 공들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쓰라리게 패배한 미국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패배할 경우, 미국의 대세적 불리 국면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었다. (제국주의의 아프가니스탄 패전과 노동계급의 임무, 2021)
한반도를 이용한 러시아 흔들기: ‘도남의재북(圖南意在北)’
그래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를 지연시키고 나아가 승기를 회복하기 위해’, 한반도를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우리는 추측한다.
우리가 벨라루스 사태에 대하여(2021)에서 분석한 미국 전략연구소 랜드연구소의『러시아 흔들기: 유리한 곳에서 싸우기(2019년 4월)』는, 미국 전략가들이 세계의 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이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를 흔들기 위해, 우크라이나 시리아 벨라루스 캅카스 중앙아시아 등 러시아의 이해가 걸린 지역들에서 반(反)러시아 활동을 지원하며 러시아를 긁고 괴롭힐 것을 주문한다.
더욱 가까워진 북-러 관계
2024년 6월 러시아 푸틴과 북한 김정은 사이 체결한 <북러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그리고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하지만, 작년 10월부터 보도되고 있는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개입으로 러시아 괴롭히기에 한반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북한의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바뀔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다.…그는 “현재는 러시아가 약간의 우위에 있는 교착 상태지만 (북한의 파병은) 전쟁을 아마 단축시킬 수도 있다.”라면서 러시아가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1년 정도면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극도로 심각한 전개”…북한 우크라전 파병에 세계 초조해졌다. 연합뉴스 2024년 10월 19일
한-미-일 공조 강화와 한반도 위기
미 전략가의 이러한 인식은 일본, 한국의 정부와 공유되고 있었다. 일본 수상 기시다 후미오는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라고 공언했고(2023년 7월 12일), 그 3일 뒤에 윤석열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특정 지역의 안보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모두에게 상기시켰다”라고 호응했다(랜드연구소 2024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아시아 강대국들의 대리전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2024년 올해를,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원년으로 만들겠다.”라는 윤석열의 광복절 경축사는, 이미 전쟁을 염두에 둔 것처럼 읽힌다.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입니다.…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입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입니다.”―윤석열 대통령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
중국-러시아-북한을 겨냥한 한미일 공조는 더욱 강화되고 있고, 남한 민주당도 그 흐름에 반기를 들지 않을 것이다. 12·3 계엄 실패 이후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재명은, 미국 대사 골든버그와 만난 12월 23일, “앞으로 대한민국도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으로써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 분명하고 한미관계뿐만 아니라 한미일 간 협력관계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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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우리는, 세계를 하나의 체스판처럼 다루는 미국이, 혹여나 한국을 사석(死石)처럼 쓰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며,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태를 날카롭게 바라볼 것을 남한과 세계 노동계급에게 호소한다.
‘이번 12·3 계엄은, 윤석열과 그 일당이 주도했고 그 군사계엄을 합리화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몸통이고 한반도를 전면전 또는 최소한 국지전으로 몰아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전쟁 또는 준전시 상황을 수월히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국내 통치 수단으로 채택했다.’
―미국은 12‧3 쿠데타의 사전 인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라!
―또 죽 쒀서 개 주더라도, 윤석열을 퇴진시키자!
―공동체의 안녕을 극도로 위협하는 내란 세력을 속속들이 밝혀내고 처벌하자!
―계엄과 쿠데타를 공모, 동조하는 국민의 힘을 해체하자!
―민주주의 물살을 순치시키려는 민주당의 브레이크를 경계하자!
―문제의 근원은 결국 자본주의이다. 노동자정부를 수립하자!
2025년 1월 20일
볼셰비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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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일본이 뒤에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 미국민주당과 자민당은 특히..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hirdposition&no=21704
제가
예전에 쓴 글인데 거의 견해가 일치하는거같네요 뭐 조금은 과장이 섞였지만...
한국을 국지전이나 준전시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엿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게 지금 미국도 역량이 그렇게 남아도는 상태가 아니니 부담을 늘리고 싶진 않을거고 계엄이 지속되면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미군이 독재자 끌어내리는 그런 퍼포먼스나 보여주려고 햇던게 아닐까 싶네요 윤카는 그냥 속은거고
그런 퍼포먼스가 더 낭비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