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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트럼프 정부의 관세에 대한 접근을 1기와 2기..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1기 때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도맡았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본인의 책에 작성했듯이 트럼프의 관세는 자국의 제조업 육성의 목적이 컸으나 본질적으로는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에서 애초에 별로 사는 재화도 없을 뿐더러, 미국이 설사 곡물을 강매하더라도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무역적자를 억지로 줄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감해 수출 총액을 늘리면 이는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2기 때 트럼프의 관세 목표는 무역적자 해소가 아닌 세입 충당으로 초점을 틀었다. 이를 남조선 제도권 언론에서는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게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 (물론 남조선 국제보도 수준이 형편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 이미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인스티튜트와 같은 씽크탱크/정책연구소는 모두 세입 충당에 포커스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에 정책 조언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트럼프의 관세를 통한 세입 충당은 미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마냥 헛소리로 치부할 수는 없다. 실제로 과거에 관세를 주요 세입원으로 사용했던 미국의 역사적 맥락을 보면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은 미국의 산업화 시기였다. 중간에 남북전쟁 때는 당장의 정부 지출이 더 필요했기에 연방 소득세를 아주 일시적으로 과세하긴 했으나 전쟁이 끝난 뒤에는 미국인들이 세금 내기 싫다고 지랄해서 바로 폐기됐다. 하지만 우드로 윌슨 때 연방 소득세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타이타닉호 때 부자들만 살아남았다는 동정 및 감성적 여론도 형성) 지금까지 연방 소득세는 누진세를 토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단 관세는 당연하다시피 국내 산업을 외국 기업으로부터 보호하고 신생 산업을 육성하는 중요한 도구다. 서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경제 대국인 중국, 대한민국, 일본도 보호무역과 신중상주의를 토대로 외국 상품의 유입을 제한하고 자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성장했다. 관세는 결국 경제적 자립을 도모함과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 또 쏠쏠한 세입의 수급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류언론 및 학계에서 미쳤다, 돌았다, 병신이냐라 까는 것과는 별개로 트럼프의 관세를 통한 세입 충당 제안은 몇 가지 중요한 이점을 가진다. 일단 관세는 직접적으로 외국 수입품에 부과되기 때문에 미국 국민에게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세입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득세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관세를 내세우며 관세를 사랑했던 민주당의 윌리엄 맥킨리 대통령까지 언급하는 트럼프를 보면 그가 제도권 언론에서 비판하는 것과 달리 아주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높은 관세는 국내 생산을 장려해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들이 관세를 통해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하냐고 말하는데 당연히 짱깨, 멕시코에 공장 지어서 물품 만들고 미국에 팔 때 어차피 관세를 쳐붙일거면 미국에 공장을 바로 지어버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기업에서 판단하면 이는 당연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실제로 몇몇 기업에서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현기자동차도 바이든과 트럼프 때 이어지는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멕시코 공장 유치를 포기하고 미국에 유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가 관세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서유럽, 중동 국가, 남미, 멕시코, 중국, 러시아를 협박하는 것은 아예 다른 차원의 논의니 여기서는 굳이 다룰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비판할 점이 아예 없느냐? 그것은 아니다. 분명 우려할 부분도 존재한다. 관세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경제 구조와 지정학적 현실은 관세를 통한 세입 충당을 어렵게 한다. 현대 선진국의 경제는 과거와 달리 서비스와 금융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 서비스와 금융의 비중이 커진 경제 구조에서 관세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조차도 티셔츠 장갑 신발같은 기본 생필품은 지들이 안 만들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같은 곳에 아웃소싱 중이다. 그래서 이런 경제 환경에서 관세를 통한 세입 충당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또 기본적으로 달러의 국제적 지위는 무리한 관세 인상에 제한을 둔다.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과 국제 관계의 민감성은 관세 정책의 부정적 외부효과를 증가시킨다. 그래서 트럼프의 제안은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에는 많은 경제적, 정치적, 지정학적 장벽이 존재한다. 역설적으로 달러가 있기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데 달러 패권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으면서 고관세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트럼프의 이중성은 학문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비판받을만 하다. 그래서 탈달러화를 노리는 BRICS 국가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논란도 재점화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