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라는 지명은 신라가 삼국 통일 후 전라북도 지역에 설치한 완산주(完山州)를 758년에 다시 전주(全州)로 개칭한 데서 유래한다. 여기서 '완(完)'이나 '전(全)'이라는 한자는 모두 "완전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의미를 번역한 '온고을'이라는 명칭을 전주시에서는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전주는 진짜 원래 삼국 시대에 실제로 쓰였던 고유어 형태를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명이기 때문에, 현대에 창작된 '온고을'이라는 명칭이 쓰이는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다. 중국의 역사서 '주서(周書)' 권49에는 백제에 대해 기록하면서 중앙과 동서남북 다섯 방위의 성을 하나씩 언급하고 있는데, 이 중 남쪽의 성의 이름이 구지하성(久知下城)이다. 19세기 초 정약용이 이를 '삼국사기' 지리지에 기록된 구지지산현(仇知只山縣)과 대응시킨 이래 현재까지도 학자들은 구지하성을 구지지산현으로 보는 데 동의하고 있다.
백제 옛 땅에 설치된 신라 완산주의 이름이 뜬금없이 아무렇게나 만들어졌을 리는 없고, '주서'에 기록된 백제 남부의 중심지인 구지지산현의 이름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구지지(仇知只)'로 표기된 고대 한국어 단어를 한문으로 번역해서 '완(完)'이 되었다. 고대 한국어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언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지지(仇知只)'와 '구지하(久知下)'의 두 이표기로부터 우리는 이 지명을 꽤 안정적으로 *koteke로 해독할 수 있으며, 이는 "끝"을 뜻하는 후기 중세 한국어 (15세기) '긑' kuth의 고대 한국어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ㅌ과 같은 유기음은 고대 한국어에서는 다른 자음과 *k의 조합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산(山)' 부분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나 백제 지명에서 대체로 '산(山)'은 후기 중세 한국어 '뫼' mwoyh에 대응하는 고대 한국어 *more로 나타나므로, 전주의 원래 이름 구지지산(仇知只山)은 고대 한국어 *koteke-more "끝-산"을 표기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이는 물론 현대 한국어에 투영하면 '끝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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