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5일, 조 바이든 미합중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약 3시간 동안 화상 회담을 진행했다. 2011년 각각 미국과 중국의 2인자로써 처음 친분을 맺은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지낸 지 10년 만에 이제는 각국의 1인자로써 다시 조우하게 된 것이다. 그 10년간 바이든과 시진핑은 서로 농구도 하고 순 대화 시간만 25시간이 넘는 사이였다.
화상 회담이 시작하자, 시진핑은 바이든을 ‘자신의 오랜 친구’라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회담이 끝난 이후 백악관은 바이든은 시진핑의 오랜 친구가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다. 일부 서방 평론가들은 시진핑이 바이든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단어를 썼다고 분석했다. 다른 이들은 바이든에게 중국에 더 유화적으로 나오라고 압박하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그보다 재밌다. 동해 6월, 바이든은 코로나 관련해서 시진핑을 ‘오랜 친구 대 오랜 친구’로 설득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뭐 좀 확실히 하고 갑시다. 나는 시진핑과 오랜 친구가 아닙니다.” 시 주석의 부하들은 바이든이 이렇게 자신들의 ‘오랜 친구 사이’를 부정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시진핑은 진심으로 자신과 바이든이 ‘오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관계라고 믿었으며, 그저 바이든의 일방적인 ‘절교’ 통보를 몰랐던 것이다.
바이든의 이런 태도 변화는 그의 4년간 대중 정책을 상징하게 되었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경계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었으나, 마침내 협력이 아닌 대립의 길로 들어선 것은 바이든의 전임자 트럼프 정권이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중국을 언급하며 중국이 뺏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환율 조작에 대해 비판했다. 중국에게 강경하게 나가기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중국이 미국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존재적인 위협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전방위적 강경책을 쏟아부었다. 중국과 불평등한 무역 관계와 심각한 일자리 손실을 지적하던 백악관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중국의 기술 탈취 행태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했다. 트럼프는 QUAD를 창설하고 남중국해를 순찰하고 홍콩과 위구르 문제에 개입했으며 대만의 방어력을 증강시켰다.
이런 트럼프의 정책들은 중국에 대한 억제력을 마련했고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는 궁극적인 대전략이 부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부 내부 인사들의 중국에 대한 의견이 서로 불일치하고, 트럼프 본인 역시 체계적 전략을 꾸리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최종적인 전략적 목표가 불명확했고, 정책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효율이 떨어졌으며, 중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갈등만 고조시켰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트럼프 4년을 겪은 중국은 2020년 은연 중에 트럼프보다 바이든을 선호했다. 중국과 오래 교류해온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잘 알려지고 예측이 가능한 후보였고, 오바마 시절의 경험을 되살려 트럼프에 비해 온건하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만연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한 때 미국 남부의 젊은 상원의원으로써 인종분리 정책을 지지하다가 버락 오바마의 부통령이 된 조 바이든은 항상 굳건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시류에 따라 바뀌는 실용주의자였고, 그는 이미 중국인들이 알던 남자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2019년 8월, 바이든의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제이크 설리번과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이 될 커트 캠벨은 저명한 외교지 포린 어페어스에 공동으로 칼럼을 작성했다. 바이든의 중국 정책을 주도하게 될 이들은 냉전과 미중 패권 경쟁을 비교했을 때 전자보다 후자의 군사적 위협이 더 지역적이지만, 위험성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중국과의 주요 위험 지역이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황해와 한반도 총 4곳이라고 봤으며, 특히 대만이 가장 위중하다고 평가했다.
설리번과 캠벨은 나아가 중국의 위협이 군사 외 분야에서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5G 통신과 친환경, 인공지능과 바이오 산업 같은 미래지향적 신흥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 그것을 이용해서 다른 국가들에게 불합리한 강요를 하고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첩보망을 확대하고 새로운 질서를 수립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처럼 공격적으로 타국을 공격해 정치 분야에서 세계 질서를 위협할 수 있고, 미국이 인권과 방어주의, 국제법 같은 기존 국제 질서를 이용해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믿었다.
둘의 칼럼은 최종적으로 중국이 21세기 미국이 맞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중 경쟁은 냉전과는 다르게 ‘존재적 갈등’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경쟁이라고 봤다. 미중 패권 경쟁이 비극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양국이 관리 가능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력 가능한 갈등이라는 것이었다. 백악관 내부에는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방법론에서는 일치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질서정연하게, 강하지만 통제 가능한 선에서 맞서기로 했다.
중국 공산당의 희망과 다르게,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의 각종 대중 강경 정책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트럼프의 관세는 중국과 글로벌리스트들의 기대와 달리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남중국해 순찰 작전과 중국 산업 스파이 검거 작전은 계속되었다. QUAD 가맹국들의 협력은 지속되었고, 미국 정부의 대만과 홍콩, 위구르에 대한 외교적 지지는 꾸준히 강화되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은 바이든은 자신만의 구체적인 대중 전략을 수립했다. 투자•연합•경쟁이라는 이름의 이 전략은 상술한 ‘관리 가능한 갈등’이라는 비전을 구체화시킨 것이었다. 바이든 정권은 미국의 경제적, 기술적 패권을 위해 ‘투자’를 하고, 중국의 외교적,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타국과 ‘연합’을 하며, 이 기반으로 ‘경쟁’한다는 전략이었다.
바이든 정권은 트럼프가 시작한 ‘재산업화’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바이든은 중국을 상대로 트럼프가 사랑하는 도구인 관세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 관세율을 100%로 인상하고 폴리실리콘과 반도체에 대한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추가 관세 역시 대폭 부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바이든의 백악관에 관세보다 더 사랑받은 수단은 바로 그 중국 공산당이 애용하는 보조금 지급 정책이었다. 바이든 정부는 크게 칩스법(CHIPS)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이용해서 각각 반도체 산업과 친환경 산업을 보조하고자 했다.
바이든은 2022년 중국이 아닌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에 132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총 520억달러(약 62조5800억원)을 배정하는 칩스법을 통과시켰다. 이 보조금 지급 정책은 주요 자원 공급망을 안정시키는 한편 TSMC와 삼성, 인텔 같은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해 반도체 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바이든의 또다른 주요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그보다 더 방대한 법안으로, 전기자동차와 신재생 에너지 생산 기업들에게 대량의 세액 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은 결과적으로 미국에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붐을 가져와 해당 산업들에 대한 투자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만들었다.
바이든 대중 정책의 다른 축은 동맹국과 우호국들을 대상으로 한 친선 외교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안보 분야에서 협력했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방위비 분담과 무역 협정 재협상 등을 요구해 동맹국들에게 인기가 별로 없었다. 바이든은 그보다는 더 온건하고 국제주의적 외교로 이들을 끌어들이려 했다.
바이든이 새롭게 창설한 대표적인 동맹 협의체로는 미국, 영국과 호주가 참여하는 AUKUS가 있다. 앵글로 3국의 군사적, 기술적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최첨단 기술을 서로 공유하고 개발해 나가며, 특히 호주에게 원자력 잠수함을 제공하고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동맹이 아니지만, 사실상 중국을 상대로 앵글로 문명의 대응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시도다.
트럼프가 창설한 안보협력체제인 QUAD 역시 바이든 시기에 유지, 강화되었다. 작년 가을, QUAD는 조직 역사상 처음으로 각국의 정부 수반들이 만나 회의를 가지게 되었다. 여기서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적 행동과 북한의 핵개발 시도를 비판한 미국-인도-일본-호주의 정상들은 최초로 해안경비대 연합훈련을 시행하고 (중국의) 불법 조업을 더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은 유럽의 동맹국들 역시나 대중 견제책에 끌어들이려고 했다. NATO 소속 동맹국들은 바이든 정부의 지도 하에 중국을 상대로 더 강경한 언어를 쓰기 시작했고, 무역을 비롯한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작년 여름에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라고 규정하며 비판한 것은 기구의 75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동맹들은 중국과의 경제적 이익에 눈이 팔려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는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자 했다. 2023년, 삼국의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마침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지며 그 방향으로 크게 도약했다. 삼국 정상은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기로 합의하고, 매년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도록 약속하고, 중국의 패권주의적 야욕을 비판하며 현상 유지 노력을 선언했으며, 안보와 기술, 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개별 동맹국들의 지지를 회복하기도 했다. 미국의 옛 식민지자 오래된 동맹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집권기 당시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가까워지려는 친중 외교를 선보였다. 그러나 중국이 생각보다 너무 당근을 안 주고 채찍만 내밀자, 두테르테는 정권 말기부터 다시 친미로 조금씩 선회했고, 그를 이은 마르코스 대통령은 아예 확고한 친미 반중 정책을 펼치며 완전하게 미국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은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려 마르코스와 협업해 4개의 군사기지에 추가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일-필리핀 간의 삼자 안보 협약도 체결했다.
끝으로,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방이자 가장 뜨거운 지역인 대만이 있다. 바이든 본인은 네 차례나 대만이 침공당할 시 미국 또한 대만 방어전에 반드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백악관이 미국의 공식 정책은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거듭 확인하게 만들었다. 대만과의 관계 자체는 계속 좋아졌다. 의회는 바이든이 대만에 더 많은 안보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했고, 대만과의 무역 관계도 나아졌다.
그러나 바이든은 결과적으로 의회가 허가한 자원의 일부분만 사용하여 대만에게 트럼프 시기의 절반 수준의 무기만을 판매했고, 무역 분야에서도 의회가 허가한 자유무역 협정을 맺지 않는 등 큰 진전은 없었다. 또한 트럼프 시기와 달리 고위 공직자의 대만 방문도 없었고, 심지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당시에도 정부 차원에서 은밀하게 말렸다고 한다. 베이징을 지나치게 자극할까 우려한 것이 파격적인 언사보다 약한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에는 스스로 앞서 나가는 방법도 있지만, 상대를 고꾸라뜨리는 방법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에 투자하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적 추격을 최대한 늦추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 화웨이의 미국산 최신 반도체와 그런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술의 취득을 제한하며 반도체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면, 바이든은 포문에서 포탄을 연사했다.
2021년 6월, 바이든 정부는 한국의 매출 5000억원대 중견기업 매그나칩이 중국계 펀드에 인수되려고 하자 해당 거래를 사실상 무기한으로 중단시켰다. 매그나칩이 미국과 연관도 없고 군사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다루는 기업도 아님에도 말이다. 아무리 작고 기술이 별거 없어 보여도 반도체와 관련 있다면 중국에게 넘길 수 없다는 일종의 본보기인 셈이었다.
2022년 10월, 바이든 정부는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을 대상으로 미국산 최신 반도체나 그런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단순 미국 기업들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기술을 쓰고 있는 타국 기업도 포함되었다. 화웨이에게 부과된 제재가 온 중국을 상대로 확대된 것이다.
제재는 2023년과 2024년, 그리고 2025년 1월 바이든 퇴임 직전까지도 더욱 확대되었다. 몇 차례의 추가 제재가 이뤄지면서 중국에게 금지된 범위는 저가 반도체까지 확대되었고, 이들의 우회 수출 활로도 접근하기 힘들어졌다. 반도체 장비 수출도 통제되었고, 추가적인 최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책과 140개의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 금지 정책 등이 발표되었다.
이런 제재 정책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바이든의 100% 관세는 전세계를 휩쓸던 중국산 전기차들이 미국 땅에는 발도 못 붙이게 만들었다. 블루투스와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중국산 커넥티드 자동차와 관련 기술의 수입,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관련 대중 투자와 수출도 사실상 전면 금지되었다.
한편, 바이든이 중국과 경쟁만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 바이든은 환경 문제만큼은 중국과의 경쟁과 갈등이 아닌 협력을 꿈꿨다.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위기인만큼 지정학적 경쟁은 뒤로 하고 미중 양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추격하는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내진 못해도 이미 존재하던 협력 틀 안에서 환경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은 바이든의 구애에 호의적으로 반응해 석탄 에너지에서 탈피하고 메탄 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야심찬 환경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중 모두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수준의 환경 행동은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바이든의 미국은 그 밖에도 최근 미국을 괴롭히고 있는 마약 펜타닐 문제에 대해서도 성과를 이끌어냈는데, 중국 측이 문제를 일부분이라도 인정하며 내부 단속을 하게 만들어 2024년 근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펜타닐 과다복용 사망자가 감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중국 측과의 군사적 소통을 재개해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이 모든 게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바이든 정부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그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었다. 칩스 법안은 미국 땅에서 반도체 시설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미국의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는 IRA 법안 통과 직후부터 2024년까지 900억 달러, 한화 약 130조원이나 늘어났다. 친환경 산업에 대한 미국의 기초적인 경쟁력은 갖춰졌고, 배터리 같은 일부 산업들은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해 중국의 점유율을 빠르게 갉아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성공만 있던 것은 아니다. IRA는 경제적 우파들에게 돈이 많이 드는 시장 개입 정책이라고 비판 받는다.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성장도 느리고 생산 단가도 비싸며 지나치게 포화된 나머지, GM과 포드는 전기자동차 한 대를 생산할 동안 오히려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되었다.
작년 7월 기준 포드사는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할 때마다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지만, 그 대가로 5만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었다. 또한 이런 보조금 지급책은 기존 분야에서 중국을 추격하는데 집중되어 있는 나머지, 현재의 기술 수준을 돌파하고 신기술을 개척하는 혁신 부문에 있어서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은 그보다 더 확실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바이든은 여전히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했으나, 트럼프에 비해서 그 강도를 낮추는 한편 노골적이고 무례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잘 포장해 동맹국들의 신뢰를 회복했다. AUKUS의 창설과 QUAD의 공고화는 중국을 상대하는 동맹국들의 안보 협력에 도움되었다. NATO는 본격적으로 조약 차원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한미일 삼자 안보 협력의 틀이 세워졌다. 돌아온 탕아 필리핀은 다시 주요 안보 파트너가 되었고, 대만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었다.
다만 아쉬운 지점들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바이든은 기존의 동맹국들과는 확실하게 관계 개선에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친구들을 모색하는데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아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또한 전임 정부의 대만 정책 기조는 성공적으로 계승했으나, 여기에 더해 획기적인 정책 변화나 돌파구를 만들 잠재력과 자원이 모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는데 실패했다.
중국에 대한 제재 정책은 분명히 필요했고, 바이든은 이를 완수했다. 미국 산업을 보호하고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수많은 조치들이 도입되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약화시키고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하리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런 조치들이 지나치게 느리고 느슨하게 시행되었으며 그마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최근 중국의 기술 기업들은 싱가포르 등의 우회 수입 경로를 통해서 제재를 무력화시키거나,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가며 혁신을 촉진해 자체적인 기술 발전을 이룩하면서 딥시크 같은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중공 기업들의 혁신 노력은 바이든 정부의 제재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붙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의 제한적인 협력의 경우, 비록 다가오는 기후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더라도 상당한 진전을 보여 중국이 환경 분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펜타닐 마약 단속 문제에도 거대한 성과를 냈고, 중국과의 정기적 군사 소통을 부활시켜 불확실성을 줄이고 긴장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게 되었다.
바이든 대중 정책의 가장 치명적인 허점은 그게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 지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바이든은 결국 본인의 실책과 인지 능력 저하 때문에 자신의 당에 의해 끌어내려졌고, 그를 대신해서 출마한 카말라 해리스는 무참하게 패배했다. 백악관의 옛 주인이었던 동시에 새 주인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바이든의 유산에 호의적이지 않다. 보조금보다는 관세를 사랑하고, 동맹과의 안보 협력보단 무역 수지 적자를 중요시하는 트럼프는 바이든의 양대 기조와 그에 상응하는 정책 상당수를 그대로 폐기해 바이든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대중 정책이 전부 헛것이었다고 평해서도 더더욱 안된다. 트럼프 정부는 최소한 바이든이 본격화한 대중 기술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이 끝내 유지한 대중 관세는 벌써 20%나 더 상승했다. 외교안보 요직을 차지하는 인사들은 한미일 협력 지속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중국에 대한 군사적 집중 전략을 추구한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온갖 정책들을 뒤집으려 노력하겠지만, 중국에 관해서만큼은 적잖게 남길 것이다.
전체적으로, 바이든은 자신이 추구한 ‘통제된 경쟁’이라는 틀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는데 상당한 성과를 보였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했으며,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기술 제재를 부과했고,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성공적으로 협력했다. 다만 세부적인 디테일에선 아쉬움이 꽤 존재하고, 카말라 해리스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정책 유지력을 상실했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어찌하였든,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오랜 친구라고 생각하던 자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방적으로 절교 당했을 뿐만 아니라, 바이든이 만든 링 안에서 그와 권투 경기를 벌이게 되며 뒤통수를 맞았다. 물론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이미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있던 시 주석에겐 큰 상관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날 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2019년부터 ‘절친’이라고 불러온 남자이자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환영했하며 미국에 맞설 공동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푸틴은 그 우정에 대한 보답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시각을 올림픽 폐막식 이후로 미뤘다.
2015년 9월 25일, 당시 미합중국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은 당시 방미한 시진핑 주석과 함께 점심 만찬을 열었다. 미국과 중국의 우호와 협력을 강조하던 이 행사에서, 바이든은 시진핑에게 건배사로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건배를 제안합니다. 앞으로 50년 후 우리의 후손들이 되돌아봤을 때, 우리가 함께 정말 아름다운 역사를 썼다고 말하기를 희망하며-“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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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치매걸려서 친구였던거 까먹은거 아님?
ㅋ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ㄱㅋㅋ
이굴 글 잘 썼네 레퍼런스도 확실하고
오 감사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