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과 모리야마 시게루





일본 정부는 정해진 기간에 어떻게 하든지 이 사람들을 경험을 많이 쌓게 해주기 위해 굉장히 빡빡한 견학 일정을 짜서 안내하려고 했지만, 김기수는 일본 측 견학 일정을 모두 사보타지 해버렸습니다. 밥상을 차려주면 뭐합니까? 본인이 숟가락을 들고 먹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일본 측에서는 김기수에게   「왜 견학을 하러 안 가십니까?」 했더니 「구경하더라도 몸만 수고로울 뿐 이익되는 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숙소에 앉아서 담배나 피우고 앉아 있으니까 일본 측에서는 강화도 조약 당시 실무협상을 진행한 책임자인 모리야마 시게루(森山茂)라는 외교관을 김기수에게 보냅니다. 그는 「당신이 그렇게 문명이 발달했다는 나라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렇다 치고 다른 건 몰라도 제발 일본의 군사와 산업시설만은 반드시 구경하라」라고 하면서


김기수에게 편리한 기계나 제도를 구경하라고 권유합니다. 「훌륭한 군사제도를 살펴서 개혁하고, 편리한 기계를 관찰해서 모방하고, 채용할 만한 풍속을 탐색해서 도입하여」 돌아가서 조선 내에 여론을 일으켜 군사력도 늘리고 산업을 발전시켜서 부국강병을 이루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기수는「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자신은 모르기 때문에 날마다 유람하여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라고 사양합니다.


이런 식으로 싫다는 사람 겨우겨우 등 떠밀리다시피 해서 '히비야 훈련장, 해군사관 기숙사, 육군포병 본창, 공학 기숙사, 개성학교, 여자사범학교, 도서관(유시마 성당), 원로원 의사당 등' 을 건성건성 시찰합니다. 일본 측 자료에 따르면, 수신사 일행은 조선소와 천연두 의료시설인 종두관도 방문해 구경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 1896년의 조선 수신사 때의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나중에 1905년에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어 조선 통감부가 설치되었을 때에도 초대 통감으로 이토히로부미가 왔는데 이 사람은 일본에서 총리를 몇 차례나 지낸 가장 거물급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조선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선 유림의 대표들을 초청한 것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주자 성리학자들입니다.


유림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이토히로부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 나도 젊었을 때는 여러분과 똑같은 수구주의자였고 위정척사 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슈번(長州藩)이 영국과 한차례 전쟁을 해서 단 2시간 만에 쑥대밭이 되고 결국 항복했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근대문물 이란 것이 이렇게 강한 것이로구나 깨닫고 영국 유학을 다녀와서 내가 이렇게 개화론자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나보다 훨씬 더 주자 성리학에 뛰어난 분들이니까 나를 본받아서 여러분들이 근대화하지 않으면 나라는 누가 지켜줍니까?」 딱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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