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나는 두긴 등이 말하는 문명 국가의 견지에서
한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문명권(중화문명)은 유교를 중심으로 사회보수주의 질서를 구축하고 자유주의-개인주의-해체주의를 배척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겼으나

사실상 유교는 죽은 사상이자 죽은 종교다.

물론 그 관습은 생활 문화로 남아 있고 부모 공경 등 유교화로 정립된 가치관이 자연화(naturalization)되어서 오히려 막강한 측면도 있음.

하지만 종교성이 퇴색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규합하는 정체성 역할을 못한다.

애초에 종교성이 약해서 그런 것도 있는가?
가령 조선후기 당시에도 정약용인가 누군가가 인문화되고 인격신을 다루지 않는 성리학이 일반 백성들한테는 잘 안 먹히는데 천주교는 인격신 개념과 천당지옥설이 있어서 백성들 교화에 탁월한 면을 지적했었던 것 같다.

그나마 유교가 종교다원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관인데 위에서 말한대로 규합하는 힘이 딸린다.

기독교는 다수 종교다.
한국 기독교는 토착화 과정에서 유교의 영향을 흠신 받아서 사실상 유교적 기독교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도덕 규범을 말하려면 이제 기독교를 통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젊은층에게 너무나도 이미지가 안 좋다.
또, 제사 문제로 거부감이 있는 중노년층도 많다.

그럼 투 트랙 전략은 어떨까.
가령 핵심부의 유교적 기독교와 주변부의 생활문화로서의 유가 사상으로 된 사회보수주의적 문화 정치(?)

그리고 낭만적 민족주의(romantic nationalism) 내지는 문화적 민족주의(cultural nationalism) 또한 여전히 공통 정서라고 여겨지니 국민 단결의 한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의 인종 순수주의는 없어졌는데, 무분별한 다인종주의로 가지 않고 우리 사회가 민족주의를 견지하여 中道에 처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민족주의에서 또 주권을 지닌 국민국가로서의 생존 문제... 등을 논할 수 있을 터이다. 예컨대 개인의 방종한 자유를 고대적 의미의 자유, 곧 국가의 자주 및 공민의 자치로 교체함을 시도할 수 있지않을까?

내 꿈은 逸民일 따름으로 정치 운동 같은 것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만,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것은 그런 게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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