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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자유쥬의는 기독교의 세속적 변주에 지나지 않음

‘천부인권’이라는 말부터 짚어보자면,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부여받아 누구에게도 양도하거나 빼앗길 수 없는 기본적인 권리”를 뜻함. 왜 인본주의적 개념에 하늘(신)의 개념을 빌릴까?

중세 스콜라철학(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연법 사상, 즉 “인간 이성은 신의 영원법을 반영하며, 모든 인간은 신이 부여한 자연적 권리를 가진다”라는 관념이 투영됐기 때문임. 즉, 인권을 비롯한 자유주의적 사상의 기저에는 기독교가 있다고 할 수 있음.

‘모든 인간은 신 앞에서 평등하다’면서 인류 전체를 하나의 보편 공동체로 간주하고, 인간은 모두 죄인이자 구원의 대상이라는 도덕적 평등 속에 문화적 차이를 소거하는 기독교의 주장또한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음.

인류에게 어떤 가상의 보편성을 상정하고서는 인권, 자유, 평등이라는 추상적 권리를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함. 또한 유일신을 통해 정당화되었던 영적 평등은 법적·정치적 평등, 그리고 개인의 자율권이라는 개념으로 환원함.

자유주의의 인권·진보·인류공동체 개념은 종교적 구원의 보편성·도덕적 인간 형제애가 세속적·정치적 언어로 변형된 것에 불과하고, 결국 인류 전체를 단일한 정치·도덕 체계(인권,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수렴시키는 세계시민주의(코스모폴리타니즘)로 귀결되어 개별 문화·문명 간의 질적 차이와 고유성을 가소화할 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