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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강은 이집트 문명의 토대로서 기능해왔다. 그러나 남쪽에서 몰려오는 검은 폭풍이 이 전제는 물론이고 역내 안정마저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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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 천 년 동안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지배자들로써 군림해왔다. 사하라 사막 한복판의 젖줄인 나일강은 인류 최초의 문명 중 하나를 탄생시켰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풍요를 이용해서 식량을 생산했고 물자를 운송했으며 강력한 문명을 건설했다.



그 결과 지구 북구 끝자락에서 아직 최후의 매머드가 돌아다닐 시기에 이집트에서는 파라오가 탄생했고, 이집트가 세계 최강국이던 시절이 그러지 않던 시절보다 더 길다. 옛 이집트의 찬란한 영광이 빛을 바랜 오늘날에도, 나일 강은 식수와 농토, 산업용수와 녹지를 공급하며 이집트를 떠받치고 있다. 이집트인들에게 있어서 나일강은 곧 이집트요 이집트가 곧 나일강이다.



그러나 이집트인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그들의 남쪽에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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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애굽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역시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나라다. 수많은 국민들은 자국이 세계 최초의 인류가 기원한 곳이라는 점,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 중 하나라는 점,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식민제국을 격퇴하며 독립을 유지한 나라라는 점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에티오피아의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는 한 때 반제국주의 아이콘으로 유명했으며 아프리카 내에서도 최고 원로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황제는 경제개발에 실패하며 민심을 잃었고, 그를 몰아낸 공산주의자들은 훨씬 더 무능했다. 공산당의 폭정과 이에 맞선 내전이 벌어져 백만명이 넘게 사망했고, 내전이 끝나자 해안가 지역인 에리트레아가 독립해버려 가난한 내륙국 신세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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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상황이 나아진 편이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20여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 중 하나고, 인구도 1억 3천만명까지 늘어나 이집트를 제치며 아프리카 2위 대국에 등극했다.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이런 성과를 자축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발전 동력을 얻기 위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바로 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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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물줄기인 나일강은 이집트보다 훨씬 아래쪽에서 출발한다. 이집트의 나일강 삼각주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물줄기가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두 개로 갈라진다. 그 중 하나는 백나일강으로 남수단과 우간다 너머의 빅토리아 호에서 발원한다. 다른 한 쪽인 청나일은 동쪽의 에티오피아 고원에 위치한 타나 호에서 시작되는데, 이 청나일 강이 나일강 물의 80%를 차지한다.



에티오피아는 이 청나일강 상류 지점에다가 댐을 건설하고자 했다. 1970년대 말에도 한 차례 제안된 적이 있던 이 계획은 당시 이집트의 대통령 안와르 사다트가 전쟁을 협박하자 엎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티오피아에게 운이 좋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와 혁명, 이슬람주의자들의 집권과 새로운 반정부 운동, 군부의 쿠데타와 재집권, 그리고 또 새로운 반정부 운동의 무력 진압이라는 정치적 롤러코스터를 겪었다. 에티오피아는 이집트의 정치적 혼란을 놓치지 않고 2011년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 (GERD)의 준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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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D는 세계 20대 댐이자 아프리카 최대의 댐으로 설계되었다. 높이는 145미터에 길이는 1.8km로 무려 그 유명한 싼샤 댐의 두 배나 되는 저수 용량을 자랑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 거대한 댐을 정치적으로는 국민 통합과 에티오피아의 발전의 상징으로 삼고자 했다.



한편 실리적으로는 역사적으로 주기적인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던 이 나라가 더이상 하늘만 보는 농사를 짓지 않도록 안정적인 수자원 관리를 가능케 하는 목적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매년 6,000 메가와트 이상의 전력 - 현재 에티오피아 전력생산량의 두 배 - 를 생산해 40% 밖에 안되는 전기보급률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동시에 주변국에 전기를 수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자 했다. GERD는 총체적인 국가개발의 도구로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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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행동에 이집트는 당연히 반발했다. 오늘날 이집트는 영토의 95%가 사막이고 수자원의 95%가 나일강에서 오며 인구의 95%가 나일강 유역에 거주하는 국가이다. 나일강은 녹지와 농지와 산업과 식수를 전부 제공하고 있고, 절대다수 이집트인들은 삶의 거의 모든 구석에서 나일강의 덕을 보고 있다. 이런 나일강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면, 이집트라는 나라 자체가 말라붙어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최근 이집트는 이미 수자원 위기를 겪고 있다. 이집트인들은 지나친 인구 과잉으로 인해 물부족을 겪고 있어 1인당 수자원 사용량이 세계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또한 기후변화가 불러온 해수면 상승은 나일강 삼각주를 조금씩 소금물로 오염시켜 갉아먹는 중이다. 안 그래도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 에티오피아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악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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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시 장군이 이끌게 된 이집트 신정부는 댐의 건설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세계은행 등의 국제 기구에 GERD 건설에 자금을 대지 말라고 로비를 넣는 한편 국제 사회에 분쟁 중재를 요청했다. 이집트는 1929년과 1959년에 맺어진 두 개의 조약이 자국에게 특정량의 나일강 수자원 이용권을 부여한다는 근거로 들었다. 또한 댐의 건설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 건설을 강제 중단시키겠노라 협박했다.



에티오피아는 강대강으로 나왔다. 2018년 새롭게 취임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총리는 계속해서 건설을 이어갔다. 자금줄이 마땅치않자 정부 예산 및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설에 필요한 48억 달러를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국제 사회의 분쟁 조정 제안은 전부 무시하거나 건성으로 참여하며 댐은 지어질거라는 뜻을 확고히 내비쳤고, 이집트가 근거로 든 조약들에 대해서는 자국이 참여하지 않은 식민시대의 유산이기에 지킬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집트의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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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이 점점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양국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전을 벌였다. 외교전의 최대 핵심국은 두 나라 사이에 위치한 수단이었다. 수단은 대체로 북쪽의 이집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역시나 나일강 하류 국가인만큼 GERD가 미칠 영향을 경계하며 이집트와 함께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동시에 댐의 건설을 막는건 힘들다고 판단하며 뒤에서는 몰래 전력 공급 협상을 하는 이중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현재 수단은 GERD 문제에 크게 신경 쓸 위치가 아니다. 이 나라는 2023년 중순부터 현재까지 끝이 안 보이는 내전을 겪는 중이다. 이집트는 수단 정규군(SAF)의 최대 후원자로서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는 몰래 그 반대편의 신속지원군(RSF)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수단 내전의 여파가 양국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GERD에 미칠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분간 댐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공산이 더 크다.



만약 수단이 SAF의 주도로 안정된다면, 이집트에게 큰 빚을 진 이들은 아마 보다 이집트와 일치하는 외교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RSF가 승리할 경우, 에티오피아는 국경 너머에 든든한 아군을 얻으리라. 하지만 수단의 혼란이 지속되면서 적어도 근미래에는 이 나라가 이집트-에티오피아 분쟁에서 큰 역할을 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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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중요한 나라는 바로 에리트레아다. 치열한 전쟁 끝에 에티오피아에서 독립을 쟁취해낸 에리트레아는 이후에도 거대한 이웃과 수 차례의 군사적 충돌을 겪었다. 2018년 아비 아흐메드 알리가 에티오피아의 새 총리로 취임하자, 양국의 관계는 급격히 호전되었다. 두 국가는 군사 동맹을 맺었고, 이후 에티오피아 북부의 티그라이족 반란을 함께 진압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양국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적대 관계로 돌변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가 내륙국 신세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에리트레아를 무력으로 재통일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에리트레아 정부 역시 전쟁을 차근차근 대비하며 절대로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에티오피아의 위협은 자연스럽게 에리트레아를 이집트의 품에 안기게 만들었다. 에리트레아는 이집트와의 협력을 통해서 자국의 국방력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이집트의 첩보 자산을 이용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집트로서는 에티오피아를 직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리트레아가 홍해 연안에 위치한만큼 홍해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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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나라는 바로 소말리아다. 소말리아는 역시 이웃국가 에티오피아와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소말리아에 아직 제대로 된 정부가 존재하던 시절, 소말리아는 에티오피아 내부의 소말리족을 자국에 편입시키기 위해 오가덴 전쟁을 일으켰다가 소련과 쿠바의 대규모 지원을 받은 에티오피아에게 역공당해 패배한 적이있다. 이후 소말리아가 파탄국가로 전락하면서, 에티오피아군은 종종 소말리아 내부를 안정시키기 위해 개입해왔다. 현재도 수천 명의 에티오피아군이 소말리아의 허약한 정부와 함께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 알 샤바브와 싸우고 있다.



이런 소말리아가 최근 에티오피아에게 분노한 사건이 발생했다. 소말리아의 북서부 지역에는 소말릴란드라는 미승인국이 존재한다. 이 나라는 부족들이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으며 수십년간 평화로운 공동체를 형성했고, 궁극적으로 국제 사회의 독립 인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당연히 소말리아 정부는 소말릴란드의 독립 시도를 결사 반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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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24년 1월 1일, 에티오피아가 근미래에 소말릴란드의 해안선 일부를 임대하는 대신 소말릴란드를 정식 국가로 인정해주겠다는 합의를 맺었다. 소말리아 정부는 분노하며 단교 협박을 시전했다.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양측은 소말릴란드 문제를 두고 협상을 시도했으나, 이견 차가 심해 대화가 중단된 상태다.



이집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말리아와도 동맹을 추진했다. 시시 정부는 자국이 에티오피아군을 대체해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소말리아에게 대량의 군사장비를 배송했다. 곧 이집트와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간의 삼자동맹이 체결되었고, 3국은 안보와 첩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다짐했다. 공식적으로 공동 위협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에티오피아를 겨냥한 공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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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에티오피아에게도 동맹이 존재한다. 백나일강 유역 상류에 위치한 케냐와 남수단, 우간다와 탄자니아 등의 나라들은 동병상련의 처지인 에티오피아의 대의에 심정적으로 공감한다. 이들은 그 뿐만 아니라 댐이 만들어낼 전력을 구매해서 이용하기를 고대하는 중이다. 군사적이지 않은 순전한 외교적 지지이지만, 에티오피아 입장에선 후방에 든든한 우군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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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양국의 대립은 국제 무대에서도 치열하게 이어져 왔지만, 제대로 된 중재는 끝내 불발됐다. 에티오피아는 시간이 누구의 편인지 잘 알았고, 일단 댐만 지어진다면 자국의 패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질테니 협상을 질질 끌거나 아예 거부하면서 시간을 지연했다. 협상전문가를 자처하고 엘 시시를 '나의 최애 독재자'라고 부르던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 이 분쟁을 중재하려고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GERD는 2020년 중순 사실상 완공되었으며, 이후 몇 년 간 다섯 번에 걸쳐서 저수지를 채우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댐 폭격을 협박하던 이집트는 이 과정을 손가락 빨면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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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가 끝내 GERD를 파괴하지 못한 이유는 결국 경제 때문이었다. 이집트는 군부의 뿌리 깊게 박힌 부패를 비롯한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에 최근 높은 물가상승률과 처참한 무역 적자를 비롯한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다. 경제난을 그나마 덜어주는 것은 걸프만 국가들의 투자와 국제 원조, 관광업과 수에즈 운하에서 나오는 수익이다.



이런 경제 구조는 국제 정세 변동에 매우 취약하고, 이집트 정부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에티오피아 폭격 작전은 댐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경제, 그리고 시시 정권 역시 붕괴시킬 가능성이 컸고, 시시 정권은 그런 도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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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집트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상황이다. 이미 댐이 완성된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인 군사적 옵션을 쓴다면, 댐이야 파괴되겠지만 저장된 막대한 양의 물이 그대로 나일강에 넘치며 홍수를 일으킬 것이다. 그럴 경우 수단과 이집트의 국민 수천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대재앙이 일어날게 확실하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꼴이 될 것이고, 이집트 군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집트의 새로운 동맹들 역시 크게 신뢰할 것이 못 된다. 에리트레아는 체급에 비해서 막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총체적인 국력은 에티오피아에게 크게 밀리고, 소말리아 정부는 지금도 반군과의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여전히 에티오피아군에 의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삼각 동맹의 성격 자체가 에티오피아 견제라는 일시적 이익 때문에 급조된 것이기에, 정세가 바뀔 경우 언제든지 붕괴될 처지다.



이집트는 이런 새로운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담수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담수 역량을 향후 5년간 무려 7배 늘리면서 장기적으로 나일강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줄인다는 전략이다. 에티오피아가 진지한 협상을 거부하고 이집트는 더이상 그것을 강제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이는 최선의 계책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수자원이 많이 요구되는 쌀에 할당되는 농토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개혁이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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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9일, 에티오피아는 마침내 GERD의 정식 가동을 알리는 준공식이 열렸다. 아비 아머드 총리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인접국 케냐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새로운 친구인 소말리아의 대통령도 참석했다. 아비 총리는 GERD의 건설이 모든 흑인의 승리라면서도 이집트와 수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랜 신경전의 승리를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과연 아비 총리의 말대로 나일강 하류 국가들에겐 피해가 없을까? GERD에 관해서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없는 현실은 수단, 그리고 특히 이집트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정부 또한 구태여 이집트를 자극하기보단 일정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면서 최대한 합리적인 정책을 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일강 수자원 분쟁은 일단은 에티오피아의 승리로, 그러면서 이집트를 적당히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어정쩡하게 마무리 되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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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분쟁은 언제든지 다시 불 붙을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3억명 정도인 세 나라의 인구는 앞으로 30년 후에는 4억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개발이 진행되면서 농업과 산업에 들어가는 물도 대폭 늘어날 것이다. 더군더나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해 나일강의 유량이 2100년 즈음에는 최대 7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나일강과 그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미래가 어두워보이게 만든다.



갈수록 물이 부족해지고 수자원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는 세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을 둘러싼 국제적 신경전은 당장은 에티오피아의 판정승으로 얼렁뚱땅 매듭지어진 듯 하다. 그러나 갈등이 근미래에 재점화되어 나일강이 끝내 피로 붉게 물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