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뭐 인천대 씹덕 동아리에서 주최했나 했는데 일문학과 교수님이 하셨더군요?

뭐 다른 연대 원광대 숙대 철학과 교수들도 발표하고 재밌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고 재밌었던건 에반게리온과 분열증을 연관지어 해석한 것이었고요


저는 하여간 다 저같은 대학생 아스퍼거 오타쿠들일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니 머리 벗겨진 교수들에 따까리 대학원생들이라 놀랐습니다


근데 지도교수랑 온거 같은데 지뢰 패션인 양반들은 뭔지 ㅡㅡ

일문학과는 이런 분위기입니까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에 대해 좀 평을 하자면

에반게리온이 일본의 세카이계라고 불리는 장르의 시초로 평가받는데

이 세카이계라는 것은 개인적인 갈등이 곧 세계의 운명과 연관이 되는 그런 장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에반게리온에서는 이카리 신지 개인의 정신 상태가 곧 인류 존속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보자면 쿈의 썸녀인 하루히가 사실 세상의 신이라 세계의 운명이 얘네한테 달려있죠


결국 세카이계라는 장르에서 행위자는 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과 나머지 세계 전체

그 사이의 가족, 지역, 민족, 국가라던지 하는 행위자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영웅 서사 구조라 하면 주인공에게 사명이 있기 때문에 공동체 없이는 이야기 전개가 불가능하죠

그런데 세카이계에서는 그게 아니다 하는 겁니다


그래서 세카이계라는 장르는 굉장히 리버럴리버럴합니다

서사적 고찰과 주제라는 것도 대부분 자유의지에 대한 강조로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에반게리온이 냉전의 끝과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인한

리버럴 패권과 염세주의적 풍토, 일본의 자폐적 문화가 합쳐진 결정체라고 봅니다



문과 교수들 태반이 그렇듯이 학술회 발표 대부분이 리버럴적이고 중간중간 트럼프도 까고 그런식으로 흘러갔는데

생각해보니 에반게리온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학술회 온 것도 웃기긴 하군요

근데 뭐 서브컬쳐에 대한 학술적 분석이라던지 이건 너무나 필요하고 남의 생각 듣는 게 재밌기도 하기 때문에 5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대안 우파들이 또 서브컬쳐 빠는 현상도 있고 해서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술회를 나중에 저희 학교에서 해봐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면 재밌기 때문에 주말에 할거 없는 3갤러들은 다른 철학, 사학, 사회학 학술회도 찾아보시길....